'특활비 상납' 남재준·이병호, '누구 지시'에 모두 '침묵'(종합)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이유지 기자 =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십억원을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 남재준, 이병호 전 국정원장(왼쪽부터)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16일 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1.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허경 기자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에 국정원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상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73)과 이병호 전 국정원장(77)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들은 특활비 상납을 누가 지시했나라는 질문에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30분 남 전 원장, 오후 2시 이병호 전 원장, 오후 3시 이병기 전 원장(70)을 상대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또는 17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오전 10시19분쯤 법원에 도착한 남 전 원장은 '누구의 연락을 받고 특활비를 전달하기 시작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병호 전 원장은 오후 1시46분쯤 법원에 출석했다. 이 전 원장 역시 '특활비 상납 누가 지시했나' '진박감별 여론조사에 특활비 5억원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 '정무수석들에게 왜 특활비 줬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난 14일 긴급체포된 이병기 전 원장은 호송차량을 타고 법원에 출석해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박근혜정부 시절 매달 5000만원(남 전 원장)에서 1억원(이병호 전 원장)의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원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압박해 퇴직한 경찰들의 모임 대한민국재향경우회에 25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이병호 전 원장은 지난해 7월 국정농단 사태가 알려지면서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상납중단 요청에 따라 일시 중단했다가 2개월 뒤인 9월 다시 청와대로 1억에서 2억원의 특활비를 상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호 전 원장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압두고 실시한 여론조사비용 5억원을 대납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와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을 통해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신동철 전 정부비서관 등에게 특활비를 준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15일) 이병기 전 원장에 대해 특가법상 국고손실과 뇌물공여,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병기 전 원장이 부임한 이후 전임자인 남 전 원장 때의 5000만원보다 배가 오른 1억원이 청와대에 상납됐다고 보고 있다.

이병기 전 원장은 이병호 전 원장과 함께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을 통해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특활비를 준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고 있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다. 특히 이병기 전 원장은 국정원장을 마치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특활비를 주고받은 의혹 모두에 연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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