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능 봤다면… 시험시간 동안 여진 '8회' 발생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포항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수능시험장 옆 건물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고3 학생들이 기숙사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규모 5.4) 여파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16일 예정대로 수능을 봤다면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크고 작은 지진이 총 8회 발생할 뻔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1교시 국어영역이 시작되는 오전 8시40분부터 5교시(제2외국어)가 끝나는 오후 5시40분까지 규모 2.0에서 3.6 사이의 여진이 총 8회 발생했다. 여진은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생기는 지진을 뜻한다.

특히 수능이 연기되지 않았다면 1교시 국어영역이 시작된 지 22분 만에 포항 지역에서 수험생들이 대피하는 사태까지 이를 뻔 했다. 이날 오전 9시2분42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항을 포함한 경북 지역에서는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속출했고, "학교 건물에 금이 갔다"는 온라인상 제보까지 나왔다.

이후에도 이날 오전 9시47분에 규모 2.1, 오전 10시37분에 규모 2.3, 오후 2시4분에 규모 2.3, 오후 2시31분에 규모 2.0, 오후 4시48분에 규모 2.4, 오후 5시31분에 규모 2.0, 오후 5시32분에 규모 2.2 등의 여진이 차례로 발생했다. 수능 시험 시간 전반에 걸쳐 여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포항 지역 수험생들과 수험생 학부모들은 "수능이 연기돼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포항지역 수험생 김모군(19)은 "오늘도 여진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며 "수능 시험을 봤다면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뿐 아니라 부산·대구 등 인근 지역 수험생들도 이날 내내 이어진 여진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수능이 미뤄져 다행이라고 안도감을 표하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수험생 안전이 우선이라며 15일 저녁 긴급 브리핑을 열고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년도 수능을 23일로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 재난재해 등 예상치 못한 일로 수능이 미뤄진 것은 1993년 수능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