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21세기폭스 인수 추진…버라이즌도 관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미국의 대형 방송·케이블TV 서비스 기업 컴캐스트 로고. 컴캐스트는 21세기폭스 자산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ike Mozart 플리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방송·케이블TV 서비스업체 컴캐스트(Comcast)가 21세기 폭스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주 출신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일가가 이끄는 21세기폭스는 미국 영화산업의 중심지 할리우드는 물론 뉴스, 스포츠 등 많은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미디어 그룹이다.

세계 미디어업계가 유튜브, 넷플릭스 등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머독의 21세기 폭스도 변화의 흐름에 직면했다. 이달 초에는 월트디즈니가 뉴스와 스포츠 채널을 제외한 21세기 폭스 자산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1위 통신회사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도 21세기 폭스 자산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산 실사는 초기 단계로 다른 인수 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누가 인수하더라도 이번 거래는 세계 미디어 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21세기 폭스가 시가총액이 536억8000만달러(약 58조6937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매물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는 지난해 10월 워너브러더스, HBO 등을 소유한 대형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를 97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T&T의 타임워너 인수는 미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타임워너의 CNN 매각을 내걸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미 법무부는 AT&T가 CNN을 비롯해 TBS, HBO, 워너브러더스 등을 그대로 인수하면 시장 독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온 CNN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WSJ은 "컴캐스트가 (지금처럼 어려운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 분야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겠다는 생각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