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급 인사 마무리…초대형 IB 심사 빨라지나

금융감독원 부원장급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초대형 IB(투자은행)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등 인가를 받지 못한 대형 증권사들은 금감원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 부원장급 인사가 시행됐다. 수석부원장에는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시장담당 부원장에는 원승연 명지대 교수가 발탁됐다. 부원장보 9명도 전원 내부 인사로 교체했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9월 취임했으나 부원장 인선은 두달 넘게 미뤄져왔다. 여기에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가 겹치며 각종 현안 처리가 늦어졌는데,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인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도 마찬가지였다. 단기금융업 심사와 관련한 금감원의 현장실사는 지난 8월 말~9월 초 마무리됐지만 인가 심사는 11월이 넘도록 한국투자증권 한곳만 통과됐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유로에셋투자자문 옵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사건으로 금감원의 징계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징계를 결정할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장기간 부재 때문에 인가 심사도 함께 지연됐다. 현행법은 신규사업 인가 신청자가 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거나 건전 금융거래질서 위반 사건에 연루된 경우 인가를 불허하고 있기 때문에 유로에셋 사건에 대한 결론이 나야 신규 사업 인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오는 3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 사건이 상정돼 징계 여부가 결정이 되면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유로에셋 사건으로 징계를 받지 않거나 징계 수위가 낮을 경우 연내 최종 인가도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시각이다.


반대로 징계 수위가 높을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는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징계수위를 결정할 유 수석부원장이 관료 출신인 점 등 때문에 징계 수위가 높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유 수석부원장은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정책관, 국제금융협력국장 등을 역임한 국제금융 전문가로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거쳤다.

한편 함께 심사를 받고 있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연내 통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달리 현재 진행형 사건은 없고 과거 사안에 대한 판단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원장급 인선이 마무리됐으니 두 회사에 대한 인가 심사도 조만간 결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B증권은 합병 전 자전거래로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채무보증이 3조556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절반을 넘어 자본건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어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심사가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