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사장'의 성공신화…이란 車부품 점유율 60%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정재덕 이림전자 대표./사진제공=이림전자

이림전자 생산라인

자동차용 점화코일을 생산하는 이림전자 정재덕 대표(사진)의 별명은 ‘떡볶이 사장’이다. 동네 식당을 가거나 직원들을 만날 때 수시로 떡볶이를 사들고 가는 그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사실 그가 떡볶이에 애착을 가진 데는 어려웠던 과거와 연관이 있다. 2003년 브라운관 전자제품사업을 시작한 뒤 몇 년 지나지 않아 TV시장은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와 LCD(액정표시장치)로 재편되면서 그야말로 ‘쪽박’을 찼다.

정 대표는 “당시 떡볶이를 개당 얼마에 팔기도 했는데 돈이 없어 한두 개 먹는 걸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며 “그때 생각이 나서인지 누구를 만나더라도 절대 빈손으로 가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충남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는 이림전자는 제록스 복사기의 핵심 부품인 고전압 트랜스를 주력으로 생산하다가 2012년 자동차용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개발에 성공하면서 성장한 기업이다.

이를 계기로 자동차부품 분야에 진출해 자동차용 점화코일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의 대형 자동차부품사 보그워너를 통해 이란시장에 점화코일을 수출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은 이란의 자동차용 점화코일시장에서 60%를 점유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정 대표는 “현지에서 높은 비용으로 라이선싱 계약을 요구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우리 대신) 중국업체와 계약이 늘면서 시장점유율은 낮아졌지만 이들 업체의 불량률이 높아 오히려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림전자는 지난해 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한 키콕스(KICOX)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연속 선정됐다. 현재 이림전자는 이란을 비롯한 러시아, 유럽, 중동 등 60여개국 바이어와 계약을 했다. 정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층 치열해진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란 내 애프터마켓시장을 집중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글로벌 성장을 목표로 하는 중소기업인들에게 “해외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바이어와 접점을 찾는 것이 해외시장 공략의 가장 빠른 길”이라며 "경비 50%를 보조받는 수출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