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트럼프, '승리'만 관심…한미FTA 말 안 통해 실망"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글로벌 IB(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로지 '윈(win, 승리)'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 재협상 논의와 관련해 "(트럼프와) 말이 안 통해 굉장히 실망"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현지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간담회에서 "미국에서 FTA는 '골든 스탠다드'라고 강조했다"며 "미국의 대외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정략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트럼프 집권 뒤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 신뢰도가 무너진 것이 미국의 약점이 됐다고 본다"며 미국 측이 앞으로의 한미FTA 재개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한미 FTA 재협상을 할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에 미국산 부품 50% 이상을 쓰도록 하는 등의 조건을 미국 측이 내걸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무리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그래서 트럼프는 오로지 '윈'에만 관심이 있다"며 "룰이 불리하다는데 골든 스탠다드라고 했던 한미FTA 룰이 잘못된 게 아니라 미국산 차가 한국 시장에서 매력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럽 사람들은 와서 (자동차를) 잘 파는데 미국이 못 파는 것은 미국 기업 문제이지 한국 정부 문제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재개정) 협상은 시작 안 했고 (협상을) 신속하게 지연 없이 하기 위한 한국 법에 따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협상은)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뉴욕 한인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한미FTA에 대해 "룰 문제라기보다는 각 나라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라는 것이 잘 이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동차 부품이나 반도체 등 몇 가지 제품에 경쟁우위를 갖고 있던 반면 미국은 체리 등 농산물이나 자동차 자체에 대해 경쟁우위를 갖고 있었다"며 "이에 상호 시장이 확대됐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이날 코리아 소사이어티 간담회에는 뉴욕에 있는 △씨티은행 △BNP파리바 △모건스탠리 △칼라일 △바클레이스 △블랙스톤 △브룩필드 △스타우드캐피탈 등 글로벌 IB와 자산운용사들의 임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추 대표는 이들에게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