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18%' 기록적수익 헤지펀드…트리니티·DS·J&J·타이거

대형주에 이어 2년만에 중소형주가 상승 랠리에 가세하면서 올해 수익률이 118%에 이르는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가 등장했다.


헤지펀드는 최소 투자자금 1억원 이상인 49인 이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는 사모펀드로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국내에 설정된 헤지펀드 규모는 12조원을 넘는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헤지펀드들은 상반기 대형주 장세에서 수익을 쌓고 하반기 중소형주, 저평가 가치주를 담으면서 수익을 더했다. 헤지펀드의 대표적인 전략은 롱숏(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롱)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숏)하는 전략)을 꼽을 수 있지만 올해는 국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며 상당수 운용사가 숏 전략은 대폭 줄이거나 쓰지 않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트리니티자산운용의 멀티스트레지티 제1호 펀드는 연초이후 수익률이 118.59%에 달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누적 수익률은 188.64%로 원금 대비 3배 수준이 불었다. 올해 2월 출시한 2~3호 펀드도 각각 67.13%와 73.89%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김희성 사모펀드운용본부장은 16년 경력의 중소형주(스몰캡)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 IT주가 2~3년간 주도주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의 50% 가량을 IT주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이끌었다.


다만 기존에 대형주 IT주와 반도체 장비주 위주로 투자했다면 하반기엔 반도체 소재주, 스마트폰 부품주 등으로 종목을 다변화했다. 여기에 미국 바이오 시장 확대 수혜와 품목 허가가 기대되는 바이오주를 추가적으로 투자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뛰었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최근 투자 문의가 빗발치면서 조만간 중소형주 펀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은둔의 투자 고수'로 불리는 장덕수 회장이 이끄는 DS자산운용의 현(賢), 정(正), 진(珍), 펀드는 올들어 49~5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복(福)(45.16%), 수(秀)(40.34%), 지(智)(39.38%), 승(昇)(38.08%) 펀드도 모두 성과가 좋았다.

DS자산운용은 자문사시절부터 상장 전 벤처 기업을 포함해 바이오, 중소형주 투자로 이름을 떨친 곳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시장 상황에 맞춰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운용하고 최근엔 다시 중소형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

1등주에 투자하는 '최광욱표 헤지펀드'로 알려진 J&J자산운용의 파트너알파, 파트너베타, 포커스 펀드 수익률은 올들어 30~36%대를 기록했고 특히 파트너롱숏 펀드의 수익률은 48.89%로 높았다. 이들 펀드는 업종 내 1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파트너롱숏 펀드는 개별기업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 최근 종목 장세에서 성과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중소형 가치 투자로 알려진 타이거자산운용의 5Combo, 5-02, 5-03, 5-12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모두 35%를 넘어섰다. 용대리(용감한 대리급 펀드매니저)로 불리는 30대 젊은 펀드매니저들로 구성된 곳으로 2013년 설립때부터 중소형주 투자를 전문으로 했다.

다만 바이오주 등 투자비중이 높은편이 아니어서 최근 코스닥 급등장에서 수익이 났다기 보다는 저평가된 기업 투자로 꾸준하게 수익이 늘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메자닌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헤지펀드들은 특히 최근 중소형주 강세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메자닌 펀드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증권에 투자하는데 메자닌 증권은 주로 중소형주들이 발행하고 있어서다. 주식시장이 불확실하거나 조정을 받을 때 채권으로 유지하다 상승 국면에서 주식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쓴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의 액티브메자닌 1호 펀드는 이달에만 53.49%의 수익을 냈다. 연초이후로는 82.95%, 지난해 9월 출시이후로는 134.81% 수익률을 기록했다. 액티브메자닌 2호 펀드 역시 이달에만 21.17%로 연초이후 수익률은 32.91%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의 전략은 공모펀드처럼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이 따를 수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많이 상승한 만큼 헤지펀드들의 수익률 뿐만 아니라 변동성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