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보이콧' 42일만에…박근혜 재판 27일 재개(종합)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 News1 송원영 기자

한 달 넘게 멈췄던 박근혜 전 대통령(65)에 대한 재판이 오는 27일 다시 시작된다. 지난 달 16일 법원에 마지막으로 출석한 지 42일 만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없는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기일을 27일 오전 10시에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손경식 CJ 회장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다음 날인 28일 재판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건훈 전 정책조정수석실 행정관과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6일 재판부의 구속영장 재발부 결정에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며 '재판 보이콧'과 '변호인단 총사퇴'라는 강수를 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다음 재판부터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원에 나오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변호인이 없을 경우 재판을 열 수 없는 '필요적 변론사건'에 해당돼, 재판이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유영하 변호사 등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철회하지 않자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해 재판을 준비했다. 1명의 피고인에게 5명의 국선변호인이 붙는 건 이례적인 일이지만, 지난 6개월 동안의 재판기록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이다.

5명의 새 변호인들은 그동안 맡았던 다른 사건들을 이달 초 다른 변호사들에게 모두 넘기고 박 전 대통령 사건에만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6일 검찰에서 12만쪽에 달하는 사건기록을 넘겨받아 현재 검토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 News1 송원영 기자

다만 박 전 대통령과 국선변호인 사이에 접견이 원활하지 않는 등 재판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국선변호인단은 재판 준비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을 두 차례 접견하려고 했지만 박 전 대통령 측의 거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재판에서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재판 거부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만큼 피고인이 없이 열리는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피고인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해 인치할 수 없다고 인정되면 국선변호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측 지지자와 정치권으로부터 충분하게 심리하지 못했다는 비난 등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변론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똑같이 불리하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아직 박 전 대통령이 해당 기일에 출석할지 여부를 알 수 없어 현재로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27일 재판이 재개되면 재판부는 그동안 진행하지 못한 심리를 마무리하고 결심공판 등을 거쳐 선고일자를 정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는 내년 초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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