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이오벤처, 中 독성시험용 세포시장 첫 진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중국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한 독성시험용 세포 시장을 개척하겠다."


한충성 넥셀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독성시험용 간세포와 심근세포를 중국 보야메디컬에 수출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세포들은 중국 약용식물연구소, 베이징대학교 약학대학교, 중국 군사과학원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넥셀은 김종훈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로부터 줄기세포 활용 기술을 이전받아 간세포, 심근세포, 신경세포 등을 만든다. 이들 세포는 동물실험 없이 신약의 독성과 효과를 확인하는데 사용된다.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독성시험용 세포 시장 규모는 2016년10억6000만 달러에서 2021년 18억7000만 달러로 76.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약 개발의 비임상 및 신약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줄기세포를 활용해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충성 넥셀 대표 /사진제공=넥셀

넥셀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온 미국 CDI(셀룰러 다이내믹스 인터내셔널)와 유럽 셀라티스가 아직 중국에 진출하지 않아서다. 넥셀은 지난 2월 독성시험용 간세포 관련 중국 특허도 취득했다.

한 대표는 "중국 기업은 심근세포 제조 기술만 보유하고 있고, CDI와 셀라티스는 북미와 유럽에 집중하고 있어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매출액의 50% 이상을 중국에서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8년 상반기 미국 FDA의 독성시험용 심근세포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본격적으로 줄기세포를 활용한 독성시험용 세포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해외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에 세포를 공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넥셀의 독성시험용 세포가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쟁사의 간세포 순도, 유전자 발현과 비슷하거나 뛰어난 반면 가격은 최고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중국 시장을 선점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얻은 뒤 인도와 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넥셀은 독성시험용 세포 시장 공략 외에 단백질 구조를 개량한 간경화 치료 후보 물질(NP-011)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 물질은 국내 간질환 치료제 처방 1위의 의약품과 비교해 섬유화 해소 기능이 뛰어나고, 투입용량도 6000분의 1 수준"이라며 "단백질 치료제를 하지 않는 CDI와 차별화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넥셀이 개발 중인 단백질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 실제 최근에는 덴마크 제약업체인 노보 노르디스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한 대표는 "노보 노르디스크와 한 차례 미팅을 비롯해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단백질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넥셀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