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반도체 덕에…삼성전자 中 매출, 내년 美 추월 전망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가 올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이어가면서 중국시장 매출비중이 30% 수준까지 늘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고사양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한 데다 구글, 아마존을 뒤쫓는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IT업체의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주문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르면 내년 중국 매출 비중이 전통의 최대 매출처인 미국시장 비중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시장 매출은 올 3분기 말 누적 기준 32조3596억원(27.0%)으로 미국시장 매출 36조2776억원(30.3%)을 4조원 차이로 따라잡았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비중은 2012년 20.4%(28조8033억원), 2013년 18.5%(29조2487억원), 2014년 20.6%(28조3946억원), 2015년 23.4%(31조6044억원), 지난해 23.9%(32조497억원)로 대체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미국시장 매출비중은 2012년 22.4%(31조5846억원)에서 2014년 31.5%(43조3940억원)까지 늘어난 뒤 주춤하다가 올 들어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다. 미국시장과 중국시장 매출비중 격차는 2014년 11%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가 올 들어 3%포인트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중국 매출비중 급증은 중국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 때문이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반도체 매출이 42조36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37조7594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 56조원 이상을 바라보는 데 메모리반도체 불모지이자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상당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가전 분야의 중국 제조업체 기술이 상당 수준에 오르면서 대(對)중국 수출의 중심이 완제품에서 부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때마침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세계 메모리반도체의 60%를 구매하는 중국의 매출비중이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인사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중국 수요가 이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애플이나 베스트바이, 버라이즌 등 기존 매출처를 빼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상당부분이 중국 수요"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메모리반도체 2강으로 꼽히는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중국 매출비중(6조9770억원)이 전체 매출의 33.1%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3년 동안 총 70억달러(약 7조8500억원)를 투자하는 중국 시안 메모리반도체 공장 증설을 계획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시안공장은 월 10만장 규모의 3D(3차원)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말 경영위원회에서 시안공장 증설을 위해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출자를 우선 승인한 상태다.

일각에선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지나친 중국시장 의존도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술격차가 여전해 단기간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을 우려는 적다"면서도 "다만 중국이 저가 메모리반도체 공급 확대에 성공한다면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 영향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