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박창진 사무장, 조현아 전 부사장에 2억 손배소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박창진 전 사무장 /뉴스1 © News1

'땅콩회항' 사건 이후 공황장애 등을 겪어 435일간 휴직했던 박창진 전 사무장이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미국 법원에 관련 소송을 낸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박 전 사무장과 인권시민단체 호루라기재단은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땅콩회항 사건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또 박 전 사무장은 업무에 복귀한 이후 부당한 인사와 업무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부당징계 무효확인 청구 소송도 함께 제기한다.

박 전 사무장은 2014년 12월 미국 뉴욕JFK국제공항 인천행 KE086 항공기에서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한 일명 땅콩회항 사건의 당사자다. 그는 지난해 5월 회사에 복귀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왜 이 시점인가 궁금해하는 분이 많다"며 "인권과 노동권 관점에서 제가 감정노동자인 회사 동료들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송 배경을 밝혔다.


이어 박 전 사무장은 "저 같은 노동자들은 착취 현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며 "(땅콩회항) 사건 초기 갑과 을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생성돼 자정 노력이 있던 것처럼, 인권과 노동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송대리인인 서국화 변호사는 "땅콩회항 당시 기내에서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 그리고 강위 행위 등 불법행위와 이후 대한항공의 화해강요 등 행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며 "아직 이같은 행위가 근절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이 라인 관리자였던 박 전 사무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반승무원으로 강등시킨 것은 부당징계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폭행을 당해 육체·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미국 뉴욕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2심 모두 각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박 전 사무장의 복직 이후 회사 사규에 따라 공정한 인사를 처리해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켜 지난 2015년 1월 구속기소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항공보안법상 항로변경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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