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행장 후보 '외부'에 문 열었다…10명 중 2~3명이 외부

우리은행이 약 10명의 차기 행장 후보군을 꾸렸다. 외부인사도 포함됐다.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과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현재까지는 전·현직 내부 출신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외부인사의 약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차기 은행장 후보자 선정 방법과 절차 등을 협의한 뒤 20일 후보군 10명을 추렸다. 임추위 관계자는 “지난 2일 이광구 행장의 사의 표명 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으며 헤드헌터사를 통해 은행장 후보군을 물색해 검토해 왔다”며 “60여명 수준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적격성 여부를 검토했으며 10명 이내로 평판조회 대상자를 다시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후보군에는 올초 이 행장 선임 때와 달리 우리은행에 몸담은 경험이 없는 외부인사도 포함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업 경험을 갖춘 외부인사도 2~3명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나머지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이다.

임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헤드헌터사를 활용해 평판조회를 실시한 뒤 심층 논의를 거쳐 최종 면접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평판조회 대상자는 과정의 공정성과 일부 후보자의 신분 미공개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면접 대상자는 “후보자 동의 아래 명단 공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게 임추위의 입장이다.

후보군의 면면이 드러나지 않은 탓에 현재까지는 내부 인사 중용에 무게가 실린다. 임직원들 사이에 현직 내부 인사를 선호하는 기류가 강한데다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 역시 단일 최대주주가 여전히 정부인 상황에서 ‘낙하산’ 압력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부에선 현재 행장 역할을 위임받아 수행 중인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혜채용 논란’의 배경으로 옛 상업·한일은행간 계파 갈등이 지목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오히려 옛 상업은행 출신 임원들이 손 부문장 지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CEO(최고경영자)와 임원 중에서는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윤상구 전 우리은행 부행장, 김종운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희태 전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예상 밖 외부인사의 폭발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앞서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 정부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지완 회장이 완주한 것처럼 이번에도 막판에 유력한 외부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추위는 면접 대상자를 몇 명으로 압축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면접방식은 1차·2차에 걸쳐 PT(프리젠테이션)와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차 면접 일정은 대상자에게 1~2일 전 개별 통보되며 오는 27일쯤이 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자를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는 다음달 29일로 정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미국 증시 상장업체라 관련 규정에 따라 임시 주주총회일 3주 전인 다음달 8일까지는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추위는 이번 은행장 선임은 지주사 전환 후의 회장 후보를 전제로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