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장관 "원전 수출, 내가 챙기겠다"(종합)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원전 수출을 위해 영국, 프랑스, 체코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다. 국내 탈(脫)원전 정책과 별개로 정부가 해외 원전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 장관은 5박 7일 일정으로 유럽 3개국을 방문해 우리 기업의 해외 원전 수주 지원에 나선다. 원전 수출 대상국인 영국과 체코를 방문해 정부의 수출 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한다는 구상이다.

백 장관은 오는 27일 영국내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그렉 클라크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장관을 면담한다. 영국 무어사이드, 윌파 등 신규 원전사업에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을 논의한다.

백 장관은 전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원전 수출은 제가 챙기겠다"며 "원전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리스크를 따져서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은 EPC(설계·자재조달·건설)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리스크 예측이 가능했지만, 영국 원전은 IPP(발전사업) 방식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얼마나 낼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은 발전소를 지어서 넘기면 끝나지만, 영국은 이후 전력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사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크다는 얘기다.

한전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150억파운드(약 21조원)을 들여 원전 3기를 건설하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사업권자인 뉴젠(NuGen) 컨소시엄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체코에서는 차기 총리 내정자인 안드레이 바비쉬 ANO당 대표와 면담을 통해 한국의 체코 신규 원전사업 참여 의지를 밝힌다. 하블리첵 산업통상부 장관, 호르슈카 상원부의장, 부블란 상원외교위원장 등을 만나서는 한수원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프로젝트 참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서 1000메가와트(MW)급 원전 2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정부는 내년 중 신규 원전 사업 입찰제안서를 발급하고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원전 수출 전망은 밝다. 영국 정부가 무어사이드 원전 노형에 한국형 신형원전(APR1400)을 추가했다. 또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달 체코 원자력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수원을 방문해 한국의 원전 안전기술을 높이 평가한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APR1400은 원전 규제 중 가장 까다롭다는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 6단계 중 3단계를 통과했다. 전 세계 신형 원전 가운데 유일하다. 최근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도 최단시간 통과했다.

이와 별개로 한수원은 프라하에서 오는 30일 '한국 원전의 밤' 행사를 열고 체코 원전 관련 유력인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프랑스에서는 니콜라스 윌로 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만나 신재생에너지와 원전해체 분야 협력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