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늘어도…끝 모르는 코스닥 바이오株 질주

코스닥 바이오주 질주가 무섭다. 항암제 개발회사 신라젠은 3개월 전 2만원 대 주가가 13만원까지 급등했고, '셀트리온 3인방' 합산 시가총액은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뜨거운 장세 한편에선 바이오주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늘어나는 등 단기과열에 따른 주가 조정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증시에서 신라젠 (4,610원 ▲85 +1.88%)은 2.83%(3600원) 오른 1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틀 만에 주가가 33.7% 급등했다. 3개월 전인 8월 말 대비로는 425% 급등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신라젠 뿐 아니라 셀트리온 (179,500원 ▼200 -0.11%)·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셀트리온제약 (91,900원 ▲600 +0.66%),티슈진(Reg.S) (11,220원 ▼110 -0.97%),바이로메드 (4,425원 ▼270 -5.75%) 등도 9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다.

셀트리온은 8월 말 대비 93%,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82%, 251% 올랐다. 셀트리온 3인방의 합산 시가총액은 41조4800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현대자동차(34조5800억원)를 넘어섰다.

코스닥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신라젠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304억원 △9월 2757억원 △10월 2476억원 △11월 4627억원(20일까지)을 기록했다.


셀트리온도 8월 787억원→11월 4222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월 523억원→11월 1743억원, 셀트리온제약은 8월 15억원→11월 2257억원으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투자 아닌 투기', '바이오 버블(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펀더멘탈(기초체력)이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비이성적으로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주가 급등 부담에 외국인과 기관은 바이오주를 매수하면서도 공매도 비중을 높이고 있다. 2년 전 '한미약품 사태'를 겪었던 학습효과 영향도 있다. 혹시 모를 하락 장세에 대비, 헤지거래 포지션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11월 신라젠 평균 공매도 잔고비율은 3.8%로 8월 평균 2.4%보다 1.4%포인트 늘었다. 11월은 기관과 외국인이 신라젠 주식을 1191억원, 818억원 어치씩 쓸어담은 기간이다.

신라젠 월별 공매도 잔고비율은 △9월 2.8% △10월 3.3%로 주가가 오를수록 함께 늘었다. 공매도 잔고비율은 일별 공매도 잔고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눠 산출한 값으로 주가 상승기간 동안 공매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라젠은 개인투자자 매매비중이 90% 이상이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사태'처럼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가 꺾일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달리는 장세에 일부가 과감하게 올라타고 있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을 따져보며 2000년대 초반 IT 거품처럼 언젠가 과열된 상승세가 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