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호 출범, 인사 급물살…과제는 '산적'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김하늬 기자
이민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넉 달만이자 후보자 지명 29일 만인 21일 홍종학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자 법 절차에 따라 이날 홍 신임장관을 임명했다. 홍 장관은 임명 직후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대전 정부청사로 이동해 중기부 실·국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후 취임식을 가졌다.

홍 장관은 장관 공백으로 미뤄졌던 중기부 현판식부터 직접 챙긴다. 부서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현판식은 30일로 잠정 예정됐다. 현판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할 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중기부 내·외부 인사 임명도 속속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중기부는 장관 정책보좌관, 중소기업정책실장, 창업벤처혁신실장, 감사관, 해외시장정책관, 성장지원정책관, 지역기업정책관, 상생협력정책관, 거래환경개선과장 등이 공석이다. 또 장관이 승인해야 하는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과 산하기관장 인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 앞에 놓인 과제는 공석 시간만큼이나 많이 쌓인 상태다. 최대 이슈는 단연 내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 인상 문제다. 정부는 최근 2조9708억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주는 매달 직원 한 명당 13만원씩 지원받는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단체들은 한시적 지원인데다 자생력 강화방안이 빠졌다며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목소리를 더 높일 공산이 크다.

최저임금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눈앞의 폭풍이라면 근로시간 단축은 서서히 북상하는 태풍이나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행정해석을 바꿔서라도 근로시간 단축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장관이 중소·벤처기업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현재 혁신성장과 벤처생태계 조성,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 정책과제에 중기부가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핵심부처로서 부족한 게 현실이다.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기술탈취, 공정거래 등도 타부처와의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 홍 장관은 다음 주 예정된 생계형적합업종 법제화와 관련 업계 공청회를 시작으로 혁신창업대책 세부대책, 상생협력대책, 지역산업혁신전략대책 등의 일정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는 관계부처 첫 장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정책 컨트롤타워의 수장을 마침내 찾게 됐다"고 환영하면서 "대기업의 기술탈취 근절 등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환경을 개선하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벤처기업계도 "장관의 오랜 부재로 생긴 업계의 우려와 정책 지연 상황을 마무리 짓게 됐다"며 "혁신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도 업계 현안 문제 해결을 먼저 주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장관 임명은 당면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과제를 시급하게 해소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이번 정부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역사적 소명을 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장관은 '재벌 때리기' 이미지가 굳어진 데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대전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도 혁신하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 재벌을 비판한 것은)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또 재벌이) 경제력을 남용하면 한국경제가 무너진다는 것이고, 이제 (양극화) 구조를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