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견학 간 포항시 공무원들, 재난복구 현장 투입

머니투데이

포항(경북)=신계호 기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14일 선진국 견학차 유럽으로 나간 포항시청 공무원들이 21일 귀국해 재난복구 현장에 투입됐다.

경북 포항지진으로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가운데 포항시청 공무원 10여 명은 지진발생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선진국 견학을 유럽으로 떠났다. 포항시청 인사팀장과 포항시 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공무원 등으로 8박 9일 유럽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이들 공무원 일행은 지진 발생 일주일 째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동료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이들은 15일 포항지진이 발생하고 유럽 현지에서 상황을 통보 받았으나 "단체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귀국하지 못했다가 일정을 하루 앞두고 귀국해 즉시 근무지에 투입됐다.

포항시청 자치행정국 관계자는 "유럽 선진지 견학을 떠난 소속 공무원들이 현지에서 10여 명이나 돼 쉽게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들 공무원은 포항에 이미 도착하자마자 재난 특별지역 배치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수 포항시공무원노조부지부장(7급)은 "16일 유럽 현지에서 가족들이 제일 먼저 지진발생 소식을 전해왔고 SNS 등을 통해 우리 지역의 재난 상황을 보고 귀국 절차를 밟았지만 10명의 단체 티켓을 쉽게 구하지 못해 조기 귀국을 어떻게 해 볼 재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간의 동료들이 재난대책과 피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던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열심히 재난복구를 강구하는데 그간의 못했던 몫까지 열심히 근무해 만전에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청 한 공무원은 "동료 직원들이 이 시국에 해외에 나가 있는 것도 몰랐고 이렇게 많은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줄도 몰랐다"며 ”국가적 재난 사고에 전 직원이 연일 비상 근무로 녹초가 돼 있는데 비수기인데도 비행기표를 못 구했다는 말이 더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