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STX조선 수주 선박 11척 지급 보증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KDB산업은행이 최근 법정관리를 졸업한 STX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선박 11척에 대해 선수금지급보증(RG)을 해주기로 했다. 동시에 고정비 30% 축소를 포함한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STX조선 해양 조선소 스케치

산은 관계자는 21일 "STX조선이 7~9월 국내 외 선사에서 수주한 선박 11척에 대해 이번 주 내 RG발급 실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의 RG 발급은 현재 STX조선이 보유한 15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담보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산은은 RG발급 조건으로 STX조선에 △고정비 30% 축소 △인력 감축 △임금동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산은 의견 수용 등의 자구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한 이행 정도를 판단한 뒤 수주 선박 RG 발급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현재 1400여명 수준의 인력을 추가로 감축하는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은은 STX조선에 대한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당장 회사를 청산하는 게 추가 자금을 투입해 살리는 것보다 채권단에 이득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STX조선의 재무건전성과 경남지역에 미칠 여파 등을 고려해 이번 RG발급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STX조선은 발등의 불을 껐지만 연말 국내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 논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동조선 역시 STX조선과 마찬가지로 회계법인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잠정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당국과 산은, 성동조선 주채권인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수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청산, 존속 어느 쪽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