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폭발물' 연세대 대학원생, 1심서 징역 2년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연세대학교 텀블러 폭발 사건' 피의자 김모씨(25)가 6월15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사진=뉴스1

'텀블러 폭탄'을 만들어 교수를 공격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연세대 대학원생 김모씨(25)에게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양섭)는 22일 오전 김씨에게 폭발성물건파열치상죄를 적용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만든 사제 텀블러는 폭발을 일으키는 화약과 기폭 물질 등 구성요건을 보면 폭발성 물건으로 판단된다"며 "위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당시 날씨 등 외부 조건이 고온다습하지 않고 밀봉 수준이 유지됐다면 치명적인 위협을 끼칠 수 있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김씨가 보름에 걸쳐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고 피해자의 경계심을 늦추기 위해 박스 안에 '감사합니다'는 메모를 넣은 점 등을 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며 "김씨는 이전에도 피해자 연구실에 비치된 정수기에 메탄올을 넣어 피해자를 해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가 초범이고 김씨 소속 대학원 단과대 원장 등이 선처를 요청한 데다 김씨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폭발성물건파열치상죄로 김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반면 김씨 변호인은 폭발성물건파열치상죄가 아니라 상해죄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텀블러가 폭발을 일으키는 물질이 아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처럼 폭발이라 볼 만한 현상이 없었고 급격한 연소만 있었다는 이유를 댔다.

김씨는 6월13일 오전 7시41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층의 김 교수 연구실 앞에 텀블러를 사용한 폭발성 물건을 설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의 지도교수였던 김 교수는 얼굴과 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김씨는 논문 작성 과정에서 김 교수가 질책하며 모욕감을 느끼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