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본사 압수수색, 15시간째…본사 서버 보는 중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2017년 제7차 임시 이사회 참석한 김장겸 전 MBC사장./사진=뉴스1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검찰의 MBC 본사 압수수색이 15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영기)는 22일 오전 9시부터 23일 오전 0시 현재까지 15시간에 걸쳐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수사관 약 20명을 투입해 MBC 본사 사장실과 경영국 등 사무실, 일부 전·현 경영진 자택 등 주요 대상에 대한 1차 압수수색을 마쳤다. 하지만 본사 서버 등 일부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길어진 데 대해 "압수수색 자료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길어진 것 같다"며 "압수수색한 분량이 얼마인지, 무엇을 압수수색했는지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 결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전보 조치의 근거가 되는 조직개편과 인사자료를 살펴보지 않고는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압수수색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한 달 넘게 MBC 직원과 간부 등 70여명을 소환조사하고 혐의를 파악할 일부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얻은 자료와 참고인 조사 등을 바탕으로 조직개편이나 인사조치 등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9월28일 고용노동부 서울 서부지청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는 김장겸 전 사장과 김재철·안광한 전 사장 등 전·현직 MBC 임직원 6명을 기소의견으로 넘겨받았다.

서부지청에 따르면 김장겸 전 사장은 취임 전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한 2013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직원들의 노조활동 방해, 파업 참여에 따른 불이익 제공 등 부당노동행위를 총괄하거나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2012년 당시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 PD(프로듀서), 아나운서 등을 부당 징계하고 직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는 혐의도 있다.

김장겸 전 사장은 13일 주주총회 결정으로 해임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야권 추천 이사들은 김 전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 내용 효력정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6일 제출하기도 했다.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된 상태에서 검찰도 강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소위 정권 차원에서 추진 중인 '방송 정상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72일간의 MBC 파업은 끝났지만 일부 부문별 업무·제작 거부가 있어서 현재 MBC 모든 방송이 정상 운영되지는 않는다. 새 사장 공모 결과 등도 정상화 속도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장기화 되고 있는 KBS 파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