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범죄 처벌법 제정 이후 '학대=범죄' 인식 확산

이지혜 디자이너

2014년 아동학대범죄 처벌법 제정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 뿐만 아니라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욕설이나 협박, 위협 등의 정서학대와 방임도 명백한 학대라는 사회적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한세대 홍문기 교수팀과 소셜 빅데이터를 통해 최근 3년간(2014년7월∼2017년 7월) 아동학대 인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3일 밝혔다.

복지부와 한세대 홍문기 교수팀은 ‘폭력’, ‘학대’, ‘범죄’ 등 약 60여개 키워드가 네이버, 다음에 게재된 웹문서, 미즈넷, 82cook 게시글 등에서 얼마나 언급되고 있는지를 토대로 누리꾼 아동학대 인식을 살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온라인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버즈량은 아동학대 신고추이와 유사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버즈량은 아동학대 관련 검색 키워드 표본을 바탕으로 수집된 웹문서 총량을 뜻한다.

특히 인천 어린이집 원아 폭행사건 등 아동학대 관련 사건과 이슈가 발생할 때 버즈량이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는 ‘범죄’로, 버즈량이 2015년 후 급상승해 2016년부터 상위권으로 등극했다. 즉, 아동학대가 ‘가족 간의 문제’에서 ‘사회문제(범죄)’로 인식되는 경향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학대 유형별 버즈량은 여전히 신체학대가 가장 많았으나 2016년의 경우 정서학대, 방임 버즈량이 2014년도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훈육 목적의 체벌’과 관련된 상위 키워드는, 부모, 엄마, 학교, 가르치다 등의 단어만 나타났다. 폭력, 범죄 등 아동학대 관련 키워드는 없었다.

이는 아이들에 대한 체벌이 법으로 금지됐음에도 우리 사회가 아직은 ‘훈육을 위한 체벌’에 대해 관대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3년간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했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2016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된 2014년과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구축된 2016년에 아동학대 신고접수가 전년 대비 각각 36.1%, 54.4%로 증가했다.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건수 역시 2014년도를 기점으로 매년 증가했다.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건수는 2013년 6796건에서 2014년 1만27(47.5%↑), 2015년 1만1715건(16.8%↑), 2016년 1만8700건(59.6%↑)이었다.

신고의무자의 신고의식 향상에 따라 신고의무자 신고건수도 2014년 17.6%, 2015년 12.4%, 2016년 69.1%로 연 평균 33% 정도 늘어났다.

상담원·경찰·공무원 현장출동, 응급조치도 2014년보다 각각 연평균 37%, 216% 증가하는 등 아동학대에 공권력 개입의 정도 역시 상당 부분 개선됐다.

변효순 복지부 아동학대대응팀장은 “최근 3년간 빅데이터와 아동학대 현황을 볼 때 아동학대를 범죄로 보는 국민의 인식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체벌은 훈육의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정서학대, 방임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 또한 학대라는 것을 전 국민이 확고하게 인식하도록 홍보를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