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산업대출 20.6조↑…부동산 대출 증가폭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올해 3분기 산업대출이 20조원 넘게 늘어났다. 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에 불어난 자금이 부동산·임대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말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잔액은 1036조6000억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20조6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이 14조1000억원, 수출입은행, 저축은행 등 비은행이 6조5000억원 각각 대출금을 늘렸다.

업종별 대출 잔액은 △제조업 335조6000억원 △서비스업 603조6000억원 △건설업 40조8000억원 △기타 56조6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기대비 제조업 14조4000억원, 서비스업 3조9000억원, 건설업 1조1000억원 각각 대출금이 늘었다.

대출 용도는 운전자금이 7조6000억원, 시설자금이 13조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제조업 대출은 3조9000억원 늘어 2분기(1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 관련 업종은 대출을 늘린 반면 기타운송장비는 대출이 1조원 줄었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 중인 조선업이 대출을 갚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타운송장비의 전년동기대비 대출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네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 대출 규모는 3분기중 14조4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2분기(11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액이 8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도·소매, 숙박·음식점(4조1000억원)도 증가 규모가 컸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과 부동산 및 임대업을 중심으로 증가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92조6000억원으로 석달 사이 9조7000억원(5.3%) 늘었다. 올해 2분기 증가액(6조8000억원)보다 2조9000억원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3분기 부동산 및 임대업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5.5%로 서비스업 전체 증가율(8.5%)을 훌쩍 넘겼다.

산업 대출이 부동산·임대업 위주로 불어난 현상은 2014년부터 뚜렷해졌다. 이전까지 대출 증가액이 분기 2조원 안팎이었고 특정 시기에는 일부 갚기도 했으나 2014년 이후에는 분기 5조~6조원 규모로 꾸준히 대출금이 불어나는 추세다. 최근엔 그 규모가 더욱 커졌다. 2008년 1분기 89조원이었던 부동산·임대업 대출 규모는 올해 3분기말 195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