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아들 마약 의혹' 법정 공방…"투약 안해" vs "결과 안나와"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의 장남 이시형 씨. © News1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가 제기한 고영태씨(41)와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39)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씨의 마약 투약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이성진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손해배상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이씨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이미 검찰에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씨 측은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은 이씨가 코카인 등을 흡입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 이씨는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 역시 허위라는 점은 인정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KBS 방송프로그램 '추적60분'의 '검찰과 권력 2부작-검사와 대통령의 아들'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마약을 투약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 뿐"이라며 "또 KBS 자체 보도도 아니고 2015년 LA 소재 한 옐로페이퍼의 보도내용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과장 측은 "박 전 과장이 게시한 글은 추적 60분의 예고편을 보고 들은 얘기를 올린 것"이라며 "예고편 자체가 대통령 아들의 마약스캔들 내용이었기 때문에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씨 측은 "고씨가 박 전 과장에게 그런 말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다"며 "박 전 과장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은 고씨가 예견할 수 없었던 부분이므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 측의 주장은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글을 통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이씨의 마약 투약 여부가 손해배상액 등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다"며 "서울남부지법 사건에서 추적60분 제작진이 증거내역을 제출하면 문서송부촉탁을 통해 받아서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씨의 검사결과에 대해서는 "김무성 의원의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 당시 입수한 주사기에서 나온 DNA와 불일치한다는 내용"이라며 "이미 시간이 지나 지금 모발검사를 한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과장 측도 "해당 방송에 여러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를 모두 정리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약과 관련해서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는 박 전 과장의 손해배상 책임이나 범위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 증거를 보고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 측은 "추척60분 사건과 이 사건은 관련이 없다. 마약 투약 여부는 이미 밝혀졌다"며 "문서송부촉탁신청은 시간끌기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 전 과장은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 고씨로부터 이씨가 마약을 투여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에 이씨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이씨는 마약 투약 의혹 가능성을 보도한 KBS 프로그램의 프로듀서 등 제작진 5명에 대해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씨는 지난달 19일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모발과 DNA 채취 등에 응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4일 이씨의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 대검찰청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마약 음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이씨의 DNA는 김 의원의 사위 사건 수사 당시 압수한 주사기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DNA와도 불일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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