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韓 출시, 이통3사 물량 '동났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열린 SK텔레콤의 아이폰X 개통 행사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스마트폰 '아이폰X(텐)'이 24일 한국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제품 구매 시 공급난으로 개통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언락폰(공기계) 판매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텔레콤 (50,100원 ▼600 -1.18%), KT (33,300원 ▼350 -1.04%),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 등 이동통신 3사는 24일 오전부터 아이폰X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개통을 시작했다. 아이폰X 정식 출시에 앞서 이통 3사가 지난 17일 진행한 사전 판매에서 3분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된 바 있다.

이날 아이폰X 개통을 위해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와 프리스비(애플 전문 판매점) 강남·명동 지점 등에 긴 대기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달 초 출시된 '아이폰8'의 경우 조기 매진, 밤샘 대기줄이 사라지면서 흥행에 참패한 것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아이폰X 국내 출시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점에 이뤄졌다. 애플이 한국을 처음으로 2차 출시국에서 포함하면서 지난 3일 최초 출시 이후 3주 만에 국내 판매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통 3사의 사전 예약자들이 실제 제품을 개통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통 3사가 애플로부터 배정받은 초도 물량에 비해 예약 가입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4차 예약 가입자까지는 개통이 가능하지만, 5차 예약 가입자의 경우 접수 순서대로 제품 순차 배송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코리아의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현재 언락폰 구매가 가능하다. 언락폰을 판매하는 프리스비 물량도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언락폰의 경우 판매 가격이 이통 3사 출고가보다 4~5% 비쌀 뿐 아니라, 사은품과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 소비자들이 언락폰보다는 이통 3사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은 아이폰 10주년 기념 폰이라는 프리미엄에 힘입어 각종 악재에도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출고가는 64GB 136만700원, 256GB 155만7600원으로 미국보다 25만원 비싼 가격으로 초고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출시 직후 세계 곳곳에서 저온 사용 시 작동 중단(콜드 게이트), 디스플레이 녹색 세로줄(그린라인 게이트), 전면 스피커 잡음 등 각종 불량 사례가 포착됐으나, 아이폰 팬들은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심각한 공급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악재 발생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장기 흥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이폰X는 아이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원형 물리 홈버튼을 없애고 전면을 5.8인치 OLED 디스플레이로 꽉 채운 대화면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물리 홈버튼이 사라지면서 지문인식 기반의 터치ID는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페이스ID로 대체됐다. 아울러 차세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1 바이오닉'과 램 3GB를 탑재하고 무선충전, 방수·방진 등을 제공한다. 다만 아이폰X의 핵심 신기능 페이스ID는 국내 금융사들이 인증수단으로 도입하기를 꺼리고 있어 당분간 사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