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妻 성매매 알선 혐의 추가…후원금 유용도

중학생 딸 친구를 유인·추행해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학(35)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여중생을 성추행하고 살인·사체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35)이 아내 최모씨(32·사망)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추가로 확인됐다. 성매수 남성은 총 12명으로 파악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강요·성매매알선·카메라 이용 불법촬영 등 혐의로 이영학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매매 혐의로 성매수남 12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후원금을 불법 모금해 호화생활을 누린 혐의도 적용됐다. 모금 명목이었던 딸 치료비 등에 후원금(총 12억원)의 1%도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영학, 아내 최씨 성매매 대상으로 광고…몰카 촬영도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올해 6월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아내 최씨에게 다른 남성과 성매매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총 12명의 남성을 상대로 유사성행위를 하고 그 대가로 한 사람 당 15만~3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학은 임대한 오피스텔에 침대 등을 갖춰 놓고 포털사이트 등에 종류별 가격을 안내하는 '성매매 광고'를 올렸다.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남성들을 유인해 아내 최씨와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알선했다.


또 몰래 촬영한 유사성행위 영상을 자신의 클라우드 계정(온라인 저장공간)에 보관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영학은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 딸과 주변인 조사 결과 최씨는 이영학의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 남편의 말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성매수남의 진술과 동영상 등을 근거로 이영학에게 강요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후원금 12억 중 딸 수술비 706만원 지출…이영학은 호화생활

이영학이 희소병인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 명목으로 불법 모금한 후원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혐의(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도 발견됐다.

후원금 모집에 사용된 계좌 3개를 분석한 결과 이영학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약 12억원을 모집했지만 딸 수술비 등에 사용한 돈은 706만원에 불과했다. 이영학 딸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수술비와 치료비로 4150만원을 썼지만 중랑구청과 병원 등에서 병원비 대부분을 지원해줬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신 이영학은 2005년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신용카드로 월 400만~1000만원씩 총 6억2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해왔다. 현금과 수표로 출금해 사용한 금액은 5억6000여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영학은 이 돈으로 차량 20대를 구입해 재판매하는 데 사용하거나 후원금 모집 사무실 운영과 광고에 지출했다. 약 2억5000만원은 대출을 갚는 데 썼고 문신·성형·유흥비 등으로도 지출했다.

이영학은 2005년부터 2006년 후원금 7600여만원을 모집하고도 수술비·치료비 등을 부풀려 추가 후원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이영학은 불법으로 후원금을 모집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딸이 좋은 일을 하며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금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영학의 불법 후원금 모집을 도운 혐의(사기방조)로 친형(39·불구속) 역시 검찰로 넘겨졌다.

◇호화생활 중 기초생활 수급비도 타내…아내 타살 정황은 없어

이영학은 호화생활 중에도 중랑구청에 기초생활 수급비도 신청해 월 10만~136만원씩 총 1억2000만원을 타낸 혐의(국민기초 생활 보장법 위반)도 있다. 기초생활수급비를 신청하려면 소득 규모를 증명하기 위해 후원금을 구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영학은 신고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1년에 두번 확인하는 금융재산 조회를 피하기 위해 후원금이 모이면 현금·수표로 인출하거나 누나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다만 201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급받은 장애인연금(총 816만원)은 부정수급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올해 9월 투신 사망한 최씨의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최씨 부검결과 사인은 추락에 의한 머리 손상(두부손상사)으로 최씨가 자택 화장실 창문으로 스스로 투신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이었는데 (투신) 당일 이영학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물건으로 맞은 뒤 우발적 혹은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씨 투신 당일 현장에서 피가 묻은 휴지, 알루미늄 소재 모기약 용기로 최씨가 머리를 맞은 흔적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증거로 이영학에 대해 상해 혐의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