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원에 사실래요?"…'만능 할인권' 수험표 1대1 은밀거래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수험표를 판매한다는 글이 23일 수능이 채 끝나지도 않은 시각 올라왔다/사진=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수험표를 배부받은 고3 수험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험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험표 거래는 매해 수능 시험이 끝날 때마다 반복돼 왔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수험표 매매 관련 게시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불법 거래 신고를 의식한 수험생과 구매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1대 1 메시지' 기능을 사용하며 은밀히 수험표를 거래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식, 의류, 미용, 문화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능 수험표는 '만능 할인권'으로 불린다. 대부분 5만원 안팎에서 매매가가 형성되지만 10만원 선에서 거래될 때도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수험표를 제시하면 원래 가격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표를 판매한다는 글이 23일 수능이 채 끝나지도 않은 시각 올라왔다/사진=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캡처

수험표를 3만원에 판매해봤다는 이모씨(22)는 "수험표 할인 혜택을 주는 업체들이 수험표 확인을 꼼꼼히 하지 않는다"며 "성별만 같을 경우 사진만 바꿔 붙이면 절대 들킬 일이 없다"고 말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권모양(19)은 SNS를 통해 수험표를 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권양은 "수능 시험이 끝난 홀가분한 마음에 '#수능끝, #수험표' 등의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올렸더니 벌써 두 명이나 수험표를 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인의 수험표를 자신의 수험표인양 사용하는 것은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

수험표에 있던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바꿔 붙이는 등의 행위는 사문서위조에 해당된다. 또 타인의 수험표를 사용할 경우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마치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경찰관계자는 "수험표를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파는 사람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험표는 사서도 팔아서도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