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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달라", "소장하려고"…'한정판'에 미치다

文우표·평창롱패딩 매진 행진, 기업도 가세…'되팔이 극성' 부작용도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입력 : 2017.11.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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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밤11시50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평창롱패딩'을 사기 위해 400여명의 소비자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신현우 기자
21일 밤11시50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평창롱패딩'을 사기 위해 400여명의 소비자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신현우 기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제작된 '평창 롱패딩' 재판매가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6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지하 1층엔 10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한 시민은 전날 저녁 7시부터 와서 꼬박 밤을 샜다. 같은 날 마찬가지로 평창 롱패딩 판매에 들어간 3개 점포도 몰려 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무민우유 혹시 있어요?" 직장인 A씨(30)는 '무민우유'를 사기 위해 퇴근 후 동네 편의점 서너군데를 찾았다. 보이는 편의점마다 들어가 점원에게 재고가 있는지 물어본 끝에 겨우 제품을 구매한 A씨는 정성스레 '인증샷'을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A씨는 "SNS에서 보고 디자인이 너무 귀여워 사고 싶었다"며 "힘들게 구했지만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정판' 상품들의 인기가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우표, 평창 롱패딩 등 한정판 상품을 사려는 이들이 밤을 새며 기다리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기업에서 출시하는 갖가지 한정판 제품들도 출시와 동시에 '완판' 행진을 벌인다. 몇 시간을 기다려 구매하는 것은 물론 큰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8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우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 선 시민들 /사진=남궁민 기자
8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우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 선 시민들 /사진=남궁민 기자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정판 상품을 구매한 이들은 한정판의 매력으로 '소장가치'를 꼽는다. 지난 22일 15시간을 기다려 평창 롱패딩을 구입한 이모씨(32)는 "국가적인 큰 행사를 기념해 제작된 상품이라 뜻깊은 상품"이라며 "평창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오래 보관할 생각이다. 포장을 뜯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17일 밤을 새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우표와 우표첩을 구매한 직장인 B씨(42·일산 거주)는 "돈보다도 물건 자체가 같는 의미가 크다. 잘 보관해 아들한테도 물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점도 한정판 상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출시된 한정판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인증샷'은 SNS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4일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평창롱패딩', '#문재인우표'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각각 3805개, 2615개에 달한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평창 롱패딩', '문재인 우표' 인증샷들 /사진=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평창 롱패딩', '문재인 우표' 인증샷들 /사진=인스타그램
◇"큰 돈 안들이고 관심받아"… 기업들 한정판 유행 가세
적은 수량만 발매되는 제품을 손에 넣은 이들은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받는다. 이들이 올리는 후기나 인증글에는 수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달며 관심을 드러낸다. 평창 롱패딩을 구입한 대학생 김모씨(23)는 "수십 수백만원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차별점을 드러낼 수 있는 게 한정판의 매력"이라며 "옷을 입거나 인증글을 올리면 너도나도 궁금해하고 관심을 보인다. 힘들게 제품을 구입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인기 캐릭터 '보노보노'와 '미니언즈'를 활용한 콜라보 상품들 /사진=CU, GS리테일
인기 캐릭터 '보노보노'와 '미니언즈'를 활용한 콜라보 상품들 /사진=CU, GS리테일
한정판 제품의 인기에 기업들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인기를 끄는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의미를 부여해 기존 디자인에 변화를 준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한정판 상품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전략"이라며 "제품 자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작은 디자인 변화만으로 제품을 차별화 시킬 수 있어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돈 벌려고" 되팔이 극성… "사려는 사람은 못 사"
평창 롱패딩을 55만5000원에 판매하는 글/사진=네이버카페 중고나라
평창 롱패딩을 55만5000원에 판매하는 글/사진=네이버카페 중고나라
한정판 상품은 제품 다양성에 기여하고 소비자들의 소유·과시욕구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에선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열기가 뜨거워지며 단점도 드러나고 있다. 웃돈을 얹어 파는 '되팔기'가 대표적이다.

정가 14만9000원에 판매된 평창 롱패딩은 판매 직후 중고거래사이트에서 적게는 20만원에서 정가의 4배에 가까운 5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앞서 판매된 문재인 대통령 기념우표는 가족과 지인의 이름까지 동원해 수십장을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파는 경우도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사고 싶은 물건이라면 몇 시간을 기다려 사는 게 문제가 아니지만, 오로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갖고 싶지 않는 이들이 몰리는 건 문제"라며 "SNS 등의 확산으로 되팔이가 쉬워지면서 한정판 구입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정작 갖고 싶은 사람들이 물건을 갖지 못하게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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