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테이블 오른 완전자급제 "법률 강제 신중해야"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이동통신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단말기 완전 자급제'(이하 완전자급제)가 통신비 정책 개선을 위한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각 사업자, 단체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다만 완전 자급제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자급제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완전 자급제 도입을 주제로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2차회의가 개최됐다. 이날 회의는 4시간 반 동안 열렸으며 이해관계자들과 소비자 시민단체가 완전 자급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토론이 진행됐다.

완전 자급제란 이동통신사가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 단말기 판매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제도다.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보편요금제 도입, 취약계층 요금 감면 확대 등 통신비 절감 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신비 부담 완화와 이동통신유통구조 개선 등을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여, 야 의원들이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하면서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해관계자인 제조사, 이동통신사, 알뜰폰업계, 이동통신유통업계와 소비자시민단체에서 각각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단말기 지원금이 없어지고 제조사들의 유통관리 비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단말 구입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산폰의 경우 국내 유통망이 충분하지 않아 경쟁 강화 효과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찬반 입장보다는 파급 효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통사 측은 "완전자급제 도입 여부는 소비자들의 통신비 인하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면서도 도입을 가정했을 경우 긍정적인 효과,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이동통신유통업계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요금 인하 효과가 불확실한데다 기존 유통망은 붕괴할 우려가 있다는 것. 알뜰폰업계는 "알뜰폰 업체들의 단말 수급 환경이 개선돼 시장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법률로 강제하기 보다는 이통사들이 자발적으로 합의를 통해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협의회에 참여하는 4곳의 시민단체는 사전에 통일된 의견을 정리해 발표했다. 시민단체 측에서는 현재 통신과 단말 결합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완전자급제를 법률로 강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단말기 자급률을 제고해 단말 구입 비용을 인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업자가 적절한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단말기 완전 자급제와 관련해 충분한 토론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차후 회의에서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2차회의에서 각자의 입장과 그에 따른 질의응답을 통해 의견을 공유한만큼 향후에 보다 발전된 결론을 위해 추가 토론을 한다는 것이다.

한편 협의회는 변정욱 국방대 교수와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을 공동 대변인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