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사·규정 강화에…한풀 꺾인 재건축 수주전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경찰이 진행 중인 재건축 비리 수사와 정부 당국이 최근 발표한 ‘시공사 선정제도 개선안’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한풀 꺾였다. 홍보요원들을 동원한 치열한 경쟁이 자취를 감추면서 제도 개선안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정비사업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28일 주요 건설사와 서울 시내 정비조합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주요 지역의 재건축 수주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현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 25일 마감된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 현대산업개발 1곳만 응찰해 유찰됐는데 건설사 2곳 이상이 참여해야 입찰이 성립한다.
　
3주구는 앞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1·2·4주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반포 요지에 위치한다는 상징성으로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였다.
　
A건설사 관계자는 “내부검토 결과 3주구 시공사 선정은 ‘박빙’일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이 단지 수주를 위해 오랜 기간 공들인 업체가 있는데 홍보활동에 대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고 응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강남권 단지 시공사 선정의 경우 자칫 시범케이스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재건축조합도 건설사들의 홍보활동 자제 등을 당부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보인다.
　
다음달 29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는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14일 건설사들을 상대로 개최한 현장설명회에서 “설명회 당일인 이날부터 홍보감시단을 운영해 건설사 홍보요원들의 단지 내 출입을 불허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변화는 경찰이 최근 롯데건설을 2차례 압수수색하는 등 재건축 비리수사에 속도를 내고 건설사뿐 아니라 건설사와 계약한 홍보업체가 조합원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건설사가 처벌받은 개선안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목도가 높은 강남권 재건축사업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개선에 따른 긍정 효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공사 선정 경쟁이 아예 형성되지 않으면 입주민의 재산권 침해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정비사업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1월 28일 (16:1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찰수사·규정 강화에…한풀 꺾인 재건축 수주전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 수주전 냉랭, 건설사들 입찰 참여 몸 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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