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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용통계와 일자리 내비게이션

기고 머니투데이 황수경 통계청장 |입력 : 2017.1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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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용통계와 일자리 내비게이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난해하기만 하고 우리 일상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위치확인시스템(GPS)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이론이다. GPS가 위성 속도(3.9km/s)에 따른 시간의 느려짐과 고도(2만km)의 중력효과에 따른 시간의 빨라짐을 상대성이론으로 바로잡아 주지 못하면 차량 내비게이션의 순간거리 오차는 지상에서 10m 이상 벌어진다.

통계는 흔히 내비게이션으로 비유되곤 한다. 개개 의사결정주체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통계가 방향을 설정하고 길을 찾아가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이를 해석하고 정보를 추출하는 데 통계가 정밀한 GPS를 장착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늘고 있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정확한 통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잘못된 방향을 설정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를 국정의 최우선 핵심과제로 설정한 새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했다. 일자리상황판은 일자리 정책을 위한 내비게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다른 정부부처 및 지자체에서도 일자리상황판을 속속 설치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고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일자리상황판에는 일자리 관련 총 18개 지표가 표시되는데 통계청은 이중 고용률, 취업자수, 비정규직 수 등 고용의 양과 질, 경제지표 분야에서 핵심 8개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

통계청은 일자리상황판에 제공되는 고용통계가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내비게이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일자리 통계의 정비와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지금까지의 일자리 통계는 전체 현황만을 보여주어 세부적인 실태나 시계열분석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는 12월부터 산업 소분류별로 지속·신규·대체·소멸 일자리 내용을 포함한 상세 일자리동향 통계를 내놓기로 했다. 새로 개발하는 일자리동향 통계는 올해 안으로 국세청 행정자료와 연계해 월별, 분기별로 작성하고 공식 통계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용률 몇 십 퍼센트 달성 등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용의 질적 측면을 측정할 수 있는 고용의 질 지표 체계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미 1999년에 좋은 일자리(decent work)란 개념을 선언하고 11개 영역 99개 지표를 제시한 바 있다.

통계청이 개발할 고용의 질 지표는 ILO가 제시한 공통지표 외에도 청장년 실업, 장시간근로, 비정규직 실태 등 국내 특수 상황을 반영한 지표를 추가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주부들의 가사노동이 얼마나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지를 계량할 수 있는 위성계정 통계도 발표할 계획이다.

통계청은 또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긴요할 기업등록부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정비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기업등록부는 주민등록부처럼 각 사업체에게 고유번호를 부여해 관리하는 체계다. 기업등록부 정비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나라 경제부문 통계작성을 위한 모집단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일자리 정책이 각 세부 산업별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분기별, 월별로도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다.

새정부 일자리창출의 전략방향은 ‘일자리의 양은 늘리고, 질은 높이고, 격차는 줄이는’ 것이다. 통계청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출발점부터 옳은 방향으로 진행돼 목표에 안전하고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고용통계를 정비하여 일자리 내비게이션을 꾸준히 보완하고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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