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칠순 앞둔 허창수 전경련 회장, 걸어서 마포대교 건넌 이유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나이트 2017'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심재현 기자

28일 저녁 서울 여의도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나이트 2017' 만찬이 예정보다 30분 가까이 늦게 열렸다.

국내에선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현대차 (235,000원 ▲4,000 +1.73%)·GS건설 (14,410원 ▲140 +0.98%) 등 아세안 진출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아세안에선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 장관과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등 외빈이 참석한 국제행사로는 이례적으로 행사 개막이 지연됐다.

허 회장이 행사장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외교 결례로 여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세안 일부 외빈도 뒤늦게 참석하면서 큰 탈 없이 행사가 진행됐다.

'만찬 호스트'인 허 회장이 지각한 것은 행사장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7 건설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때문이었다. 이날 오후부터 진행된 집회로 여의도 일대가 극심한 교통정체를 겪었다.

허 회장은 차량으로 여의도에 진입하다 교통체증으로 시간이 지연되자 차량 이동을 포기하고 마포대교에서 하차해 도보로 전경련회관까지 이동했다. 내년 칠순을 맞는 허 회장은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도 시간을 맞추기 위해 1.5㎞를 걸었지만 제시간에 도착하진 못하자 외빈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회장은 만찬 행사 환영사에서 "아세안 지역의 인프라 구축사업에서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아세안과의 협력강화를 표방한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허 회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허 회장이 전경련 수장으로 활동 재개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레 고개를 든다. 전경련은 지난해 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엮여 해체 압박을 받으면서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한미재계회의 등 올해 열린 전경련 국제행사가 공교롭게 해외에서 진행되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공개석상에 나설 기회가 적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선 2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세션도 마련됐다. 제리 링 평창조직위 경기서비스부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향후 동북아에서 연달아 열릴 아시아 올림픽의 시작으로 현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다음달 계통 예정인 서울-강릉 고속철도 등 교통편과 경기장 현황, 각종 편의시설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