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불러도 장시호·고영태 불출석…이재용 재판부 "12월에 끝낼 것"

장시호씨/=머니투데이DB

이재용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2심)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증인으로 내세운 장시호·고영태씨가 잇따라 증언을 거부하면서 재판이 2기일 연속 파행됐다. 남은 주요 증인들의 출석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재판부는 12월 말까지 재판절차를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9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9회차 공판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의 증인 출석이 불투명하다"면서도 "재판부의 목표는 12월 말까지 (공판절차를) 마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록 검토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연초까지 재판을 이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며 "(변호인단과 특검 측)쌍방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 계획대로 재판이 진행된다면 이 부회장 등에 대한 2심은 12월 말에 결심(검찰의 구형) 공판을 연 뒤 한 달 여 간의 심사숙고 기간을 거쳐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마치면 피고인 신문을 한 뒤 피고인 최후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이날 공판에선 당초 고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는 이유로 돌연 출석하지 않았다.


양재식 특검보는 "전일만 해도 고씨가 나오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는데 오전에 갑자기 연락이 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했다"며 "최근 발생한 정유라 강도 피습사건 때문에 가족들, 특히 노모께서 증인 출석을 강력히 반대해 도저히 못나오겠다고 의사표시를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7일 특검 측 증인 출석이 예고됐던 장시호씨 역시 정씨 피습사건과 자신의 재판 선고를 앞뒀다는 이유로 증인신문을 거절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 등의 이번주 공판은 모두 개정한지 얼마되지 않아 파행됐다. 장씨는 다음달 11일, 고씨는 13일에 증인신문 기일이 다시 잡혔다. 다만 두 사람이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는 점을 출석 거부사유로 밝혔기 때문에 재출석 기일을 지킬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 특검보는 "만약 다음 기일에도 불출석한다면 증인 철회 여부도 검토해서 원만한 진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씨와 고씨는 2심 초기에 신문 예정이 없었지만 특검 측이 강력히 주장해 신문기일이 잡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증인 모두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재판부와 변호인단 모두 당혹감을 나타냈다.

특히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6차 공판에서 "(이 사건에서) 최순실과 장시호, 두 증인 비중으로 보면 비교가 안된다"며 "(특검 측이) 최씨를 증인 신청하고도 소극적인데 장씨에 대해 별도 신문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