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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강타 '비트코인 광풍'… 잠 못자는 대학생들

"24시간 분초 단위로 급등락, 시세표 보다 자소서도 못써"… 전문가 "위험" 경고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김민중 기자, 이보라 기자 |입력 : 2017.12.01 11:46|조회 : 9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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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대학생 채모씨(25)는 올해 3월 친구 추천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일주일 만에 가상화폐 가치가 50% 이상 올라갔다가 절반으로 곤두박질 치기를 거듭했다.

결론만 보면 500만원을 투자해 5개월 후 680만원을 손에 쥐었지만 채씨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졌다고 털어놨다. 채씨는 "분초 단위로 변동성이 너무 커서 그 시세표를 쳐다보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는 것을 깨달아 결국 모두 현금화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열풍이 대학가에도 불고 있다.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에 투자하는 사례에서부터 가상화폐 자체를 연구하는 모임까지 생겼다. 투자액은 적게는 10만원 단위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만원 단위까지 올라간다.

우선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접근하는 학생들이 적잖다. 대학생 안모씨(24)는 "시세가 급변하는 것은 모든 투자에 있는 특징"이라며 "현재는 투기성 자금이 굉장히 많이 유입돼 도박판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상화폐의 효용이 커질)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대학가에는 연합동아리도 생겼다. 가상화폐를 연구하는 동아리 '크립토펙터'(암호의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란 뜻)는 올해 6월 출범했다. 서울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8개 대학 학생들이 모였다. 동아리 총괄회장을 맡은 어경훈씨(23·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3학년)는 "처음 시작할 때는 '그게 뭐야?'하는 반응이었는데 지금은 서로 들어오려고 해서 (규모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연구를 하지 않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어씨는 생각했다.

어씨는 "차트 분석, 각 나라별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 주요 코인의 특징 조사 등을 주로 하는 연구 위주 동아리"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가상화폐 자체를 주목한 경우도 있지만 눈앞의 수익성만 쫓아가는 투기성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일 만에 40만원으로 2500만원을 벌었는데 학교 시험기간이라 잠깐 떠났다가 오겠다'는 식의 대학생들이 올린 자랑 글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힘들게 모아 투자한 돈을 손해 보는 경우도 많다. 대학생 A씨는 '제트캐시'라는 가상화폐를 출시 당시 개당 60만원에 샀는데 시세가 20만원으로 폭락하면서 1500만원을 날렸다. 당시 거래소 서버에 문제가 생겨 로그인이 되지 않은 사이 시세가 폭락한 것이지만 보상받을 길은 없다.

투자에 실패하면 대학생들은 '수업료 냈다'고 표현한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손해를 봐도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감을 익혀 더 투자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금전적 손실 외에 또 다른 문제는 24시간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세판에 빠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는다는 점이다.

올해 9월 취직한 조모씨(26)는 취업준비생 시절 한동안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주변 권유로 인턴십 등으로 모은 50만원을 이더리움과 리플 등에 투자한 6월부터다. 취직 직전 가상화폐 투자활동을 모두 끊었다.

조씨는 "거래소에서 송금이 지연되면 새벽에도 빨리 보내달라고 전화하고 모니터 두 개를 두고 하나에는 자소서를 쓰고 다른 하나에는 가상화폐 시세표를 띄웠더니 잠도 못 자겠더라"며 "가상화폐 투자 기간 내내 생활리듬이 완전히 틀어졌다"고 말했다.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모든 시간을 투자한 느낌이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대학가 비트코인 열풍을 경계했다. 아직 국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상화폐 투자는 손해위험이 크고 투기·도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상록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주식거래와 달리 가상화폐 투자는 가격변동 제한폭이 없어 잘못 투자했을 때 손해 볼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화폐 기반인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해킹이 안된다고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을 당할 우려도 있다.

대학생들은 금융투자 경험이 적고 소득이 불확실해 투자실패를 감당할 여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가짜 가상화폐 사기에 표적이 되는 등 범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금융투자자 피해소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김주영 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는 "젊은 시절 단기간에 쉽게 돈을 벌어 보면 중독처럼 빠져들어 남은 인생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어렵다"며 "가상화폐라는 투자대상이 없어지면 복권, 카지노 등 다른 위험한 '투자대상'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진달래
진달래 aza@mt.co.kr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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