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네'…'포터', 30년만에 연 10만대 첫 돌파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국민 1t트럭’ 현대자동차 포터가 1987년 출시 이후 첫 연간판매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가 생계형으로 많이 찾는 ‘포터’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불황의 그늘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올 1~11월 ‘포터’는 지난해보다 8.4% 증가한 9만4271대가 판매됐다. 월평균 8570대가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연 판매 10만대는 순조롭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1987년 출시 이후 10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포터’와 함께 국내 1t트럭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봉고’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봉고’의 누적 판매량은 5만7549대로 지난해 대비 11.3% 늘었다. ‘포터’와 ‘봉고’의 올 판매량을 합치면 베스트셀링모델인 ‘그랜저’(12만3000대)보다 많다.

‘포터’와 ‘봉고’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생계형으로 많이 찾는 차량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1494만~2061만원)으로 구매할 수 있고, 배달 및 장사용 차량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푸드트럭에도 이용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1t 트럭 판매량을 '불황의 바로미터'로 해석한다. IMF 외환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직후인 1999년 포터는 9만3204대가 팔려 직전해보다 판매량이 61.3%나 증가했고, 지난해 3월에는 처음으로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기도 했다.

정부가 올해 소형 화물차의 신규 택배 차량 증차를 허용한 것도 판매 증가 요인 중 하나다. 택배 차량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택배 업체들이 추가로 차량 구입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1억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과 비교해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본다. 올 1억원 이상의 수입차는 연간 판매 2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소득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0.304(처분가능소득 기준)로 전년보다 0.009가 증가했다. 2012년(0.307)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