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제조업 동반 개선…지속가능 성장 '청신호'

2012년 1분기부터 2017년1분기까지 전세계 상품 수출 및 수입량 지수. 2012년 1분기 수출입량을 100으로 둠. /자료=WTO

지난달 세계 제조업이 십 수년 내 가장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교역량 증가가 제조업황 개선으로 이어지며 세계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궤도에 다가섰다는 전망이 고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발표된 IHS 마킷 집계 1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0.1을 기록했다.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을 훌쩍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2000년 4월 후 역대 두번 째로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가별 개선세도 십 수년 내 최고치에 도달했다. 네덜란드 제조업 PMI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탈리아의 제조업 PMI 중 신규 주문 지수는 17년 내 가장 높았다. 아일랜드 역시 18년 내 가장 빠른 개선세를 보여줬다.

괄목할만한 개선세를 보인 건 유로존 만이 아니다. 영국의 제조업 PMI 역시 10월 56.6에서 11월 58.2로 상승하며 2013년 8월 후 고점을 나타냈다. 일본 제조업 11월 PMI도 44개월 내 가장 강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월 제조업 PMI는 51.8로 전달의 51.6에서 상승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51.4로 하락을 예상했지만, 내수와 수출이 모두 개선되며 전달보다 더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다.


세계 제조업 경기가 함께 개선된 이유에 대해 FT는 올해 들어 교역량과 기업 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9월 세계 상품 교역량 증가율 전망치를 3.6%로 4월 전망 2.4%에서 상향 조정했다.

FT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간 주춤했던 세계 경제회복세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향해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후 선진국들은 막대한 통화·재정부양책에 의존해 왔지만, 이제 당국의 지원 없이도 ‘스스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근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주요 국제기구들이 내놓은 진단과 같은 맥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10년 내 가장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투자 증가가 장기 경제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벤 메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거시경제 담당 책임자는 “세계 주요 경제권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성장이 세계 교역량 증가로 연결됐다”며 “강력한 세계 경제성장률과 낮은 거시경제적 변동성, 손쉬운 신용 접근 등의 환경이 일시적 경기 호조가 아니라 투자 증가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