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스포츠의 영웅들을 만나다

김일 챔피언 벨트. /사진=대한민국 역사박물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개최를 앞두고 한국 근대 스포츠의 역사와 선수들이 직접 사용했던 물건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5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한국 스포츠, 땀으로 쓴 역사'(Korean Sports, A History Written in Sweat)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근현대사 속 체육의 역사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에게 우리나라 스포츠의 과거와 현재를 새롭게 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 경기에 열광했던 국민들의 눈높이에 주로 초점을 맞춰 스포츠 경기의 호성적이나 국제대회 개최 등을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통치자나 국민통합의 부수적인 기능에만 주목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전시물에서 대통령이 언급돼 있는 것은 1970년대 박정희대통령배 축구대회와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선언을 하는 노태우 대통령 사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홍보영상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정도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민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스포츠 역사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취지”라며 “특정 대통령을 포함시키거나 배제한다는 것은 전시준비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시대 순으로 3부로 구성됐다. 1부 '근대 스포츠의 시작'에서는 근대 스포츠의 초창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와 대표적인 스포츠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1920년대 조선체육회 창립 관련 자료부터 엄복동의 자전거, 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투구 등 암울한 시기에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던 우리 체육인들의 자료를 전시했다.

프로야구 원년우승 트로피(두산). /사진=대한민국역사박물관

2부 '한국 스포츠의 전환과 도약'에서는 광복 이후 전환기를 맞은 한국 스포츠가 도약해 나가는 과정을 전시했다. 1947년 보스턴마라톤대회 동양인 최초 우승자가 된 서윤복 선수의 조각, 프로레슬러 김일의 챔피언벨트, 수영선수 조오련의 2관왕 메달, 탁구 정현숙의 사라예보 금메달 등 많은 관심을 받았던 선수들의 자료들을 전시했다.

국내 프로야구 관련해서는 박철순, 최동원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유니폼과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우승 트로피 등의 자료를 전시했다. 아울러 임춘애 선수의 86아시안게임 육상3관왕 메달, 88서울올림픽 성화봉 등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관련 자료도 선보인다.

3부 '한국 스포츠의 세계화'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스포츠 역사를 담았다. 차범근, 박찬호, 박지성 등 스타 선수들의 유니폼부터 90년대 이후 올림픽에서 활약한 이은철의 사격 권총, 배드민턴 박주봉의 라켓과 운동화, 역도선수 장미란의 유니폼, 송대남의 유도복 등 선수용품을 전시했다.

전시장 말미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의 도전 역사를 볼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김윤만, 쇼트트랙의 최민경 등 최근 선수들 자료와 홍용명, 조윤식 등 우리 동계스포츠의 선구자가 되는 원로 선수들의 자료도 살펴 볼 수 있다.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선수들의 땀이 서린 유물, 사진, 영상 등을 보면서 그 당시 열광했던 자신의 모습까지 꺼내어 다시 추억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선수들의 탁월한 기량 너머 화합과 평화라는 스포츠 정신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기"라고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