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장기자랑' 성심병원, 체육대회 없앤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장기자랑을 강요받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매년 체육대회 행사를 열어 간호사들이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림대학교 의료원 측이 체육대회(일송 가족의 날) 폐지 등 조직문화 개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선안에 '정시출퇴근'이나 '연차휴가 사용' 등 노동법상 당연히 지켜야 할 내용도 포함시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측은 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직문화 개선안을 한림대의료원 산하 5개 병원(한림·강남·춘천·동탄·한강성심병원) 전직원 5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배포했다고 밝혔다.

'간호사 장기자랑'으로 논란이 됐던 체육대회(일송 가족의 날)는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0일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재단 체육대회 행사에서 선정적인 복장으로 춤추도록 강요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병원 측은 강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간호사들이 두세달 가량 준비하면서 노동착취와 과로에 시달려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화상회의'도 폐지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각 기관 적정인력 유지를 위한 조속한 충원 실시 △정시 출퇴근 실시 △자율적 연차휴가 사용 보장 등 근무여건 개선안도 함께 내놓았다. 아울러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금지 △각종 회의 및 행사 동원 금지 △폭언, 폭행, 성희롱 행위 금지 및 행위자 엄벌 등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혜란 한림대의료원장은 "한림대의료원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조직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사태로 인해 교직원 여러분께 커다란 심려를 끼쳐드렸기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림대의료원 측이 개선안으로 내놓은 것들이 대다수 노동법상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들이라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직장인 정영호씨(33)는 "정시 출퇴근이나 연차휴가 사용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것 들인데 대단한 해결책인양 내놓은 것이 더 우습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최모씨(30)도 "성심병원 개선안을 보니 그동안 간호사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