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 '플러스원' 파산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일본 스마트폰 브랜드 '프리텔' 웹사이트 갈무리.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스마트폰 제작사를 꿈꾸던 일본의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가 파산했다. 시장 침체로 인한 적자 누적으로 인한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플러스원은 "자금 사정 악화로 채권자에 계속 대금을 지급하는 게 힘들어졌다"며 도쿄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기업회생) 적용을 신청했다.

플러스원은 미국 전자업체 델의 휴대전화 사업부 출신인 마스다 가오루 사장이 2012년 설립한 회사다. 2025년까지 출하 대수 기준 세계 최고 스마트폰 제작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일본 전자제품 유통업체 요도바시카메라와 관민펀드 등으로부터 30억엔(약 290억원)을 투자받아 멕시코와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 해외 20개국에도 진출했다.

플러스원은 일본이 설계를 맡고 중국에서 싸게 단말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동통신사업자에게 회선을 빌려 저렴한 스마트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재판매(알뜰폰) 사업도 ‘프리텔’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진행했다. 단말기와 통신요금 모두 최대한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전략이었다. 프리텔의 최저가 요금제는 한 달 299엔(약 2888원)에 불과했다.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을 통해 단말기 판매에도 열을 올렸다. ‘일본 품질’을 강조하며 매장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단말기를 배치했다.

하지만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하면서 플러스원의 경영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업계 최고'라는 광고 문구에 대해 소비자청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소비자 신뢰도 잃었다. 설상가상 중국에서 단말기 생산 비용도 증가했다.

플러스원은 올해 1분기(2017년 1~3월) 55억엔의 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였다. 결국, 지난 9월 알뜰폰 사업을 일본의 대표 인터넷 서비스 업체 라쿠텐에 36억엔을 받고 매각했다. 이 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어려움은 계속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오전부터 도쿄도 내 스마트폰 매장에서 플러스원 단말기가 모두 사라졌으며, 간판도 철거됐다"며 “급성장하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