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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죽어라 내는데… 아동수당 놓고 흥정?" 격분

정치권, 아동수당 지급시기·대상 바꾸자 부모들 분노 쏟아져…"선거에 역풍 불듯"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입력 : 2017.12.05 12:27|조회 : 1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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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 백화점이 어린이들을 위해 코스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국내 한 백화점이 어린이들을 위해 코스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정치권이 내년 지급예정인 아동수당을 놓고 '흥정'한데 대해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당장 만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주는 아동수당이 부모 소득 상위 10%인 아이들에게는 제외돼 고소득 월급생활자들과 맞벌이 부부의 분노가 터져 나온다. 세금만 내고 정작 혜택은 못 받는다는 불만이다.

지급시기가 당초 내년 7월에서 9월로 2개월 늦춰진 점도 부모들의 원성을 키운다.

5일 각종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아동수당 소득 상위 10% 배제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 'hoty****'는 "맞벌이 가정들은 소득 상위 10%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데 부채비율도 봐줬으면 한다"며 "원래 취지는 모든 아동이 있는 가구에 주자는 정책이었는데 지금은 변질됐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 'swee****'도 "아마 일반 직장인 부부들은 상당수 포함될 거다. 연봉이 많아 보여도 세금 내면 얼마 안 남을 것"이라며 "세금은 죽어라 내고 혜택은 없다"고 비판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기준 10분위의 경상소득 평균은 월 743만원이다. 맞벌이 부부 중 일부가 이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반발이 크다. 고소득층 외벌이 월급생활자들이다.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돼 세금은 꼬박꼬박 다 내는데 각종 정책적 혜택에서는 모두 배제된다는 지적이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2014년 근로소득 100분위 자료의 근로소득세 기준으로 전체 근로소득의 32.27%를 벌어들이는 10분위(상위 10%)의 전체 근로소득세 비중이 76.79%로 집계됐다. 근로소득 상위 10%가 전체 근로소득세 중 80% 가까이 낸다는 얘기다. 상당한 세금을 감당하면서 혜택이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공약대로 소득과 관계없이 아동수당을 지급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5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약 4000명이 청원 글에 동의했다.

청원 글에는 "저희 부부는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30대 맞벌이 부부"라며 "납세자와 수혜자가 어느 정도는 일치하도록 국가에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공약을 꼭 지켜주십시오"라고 적혔다.

시민단체들은 보편적 지급 원칙이 깨졌을 뿐 아니라 정략적인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4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통해 공무원 증원 및 기초연금액 인상 문제와 아동수당의 보편주의 원칙을 교환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 국회의 행태는 아동의 보편적 권리의 문제를 정략적 협상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편주의 원칙은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모두가 능력에 따라 세금을 내고 모두가 혜택을 받는 것"이라며 "무상급식으로 보편주의를 확인하고 실현한 바 있는데 정치권이 겨우 싹트고 정착하기 시작한 보편주의의 싹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동수당 지급 연기와 대상 축소는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상해 역풍이 불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3당 원내대표는 4일 아동수당 지급시기를 예정보다 2개월 늦춘 내년 9월로 합의했다. 자유한국당 등이 "내년 6월 지방선거 보름 후에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게 지방선거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게 반영됐다. 당초 정부는 해당 연령대에 속한 모든 아동에게 아동수당을 내년 7월부터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지급 대상 또한 변경됐다. 소위 '금수저'를 배제해야 한다는 논리로 2인 가구 기준 소득수준 10%를 초과하는 아동에게는 아동수당을 지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야당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이보라
이보라 purp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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