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샌프란시스코 연준이 보기엔 "아직!" (1)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뉴욕증시가 과거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를 수평 비교해 보여줍니다. 단순히 주식가격과는 다른 그림입니다. 주가수익배율(PER: price to earnings ratio)이라고 하죠. 그 회사가 버는 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 정도 하느냐를 따지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지난해에 한 주당 1000원의 순이익(EPS: earnings per share)을 냈고, 주가가 2만원이라면 "이 A회사 주식은 PER 20배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PER이 높다면 회사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비싼 셈이죠.

위 그래프는 이 PER를 좀 다르게 변형한 것입니다. CAPE(the cyclically adjusted price to earnings ratio)라고 부릅니다. 단지 지난 1년 또는 앞으로 예상되는 1년이 아니라, 과거의 10년 평균 주당순이익을 주가로 나눈 값입니다. 이렇게 하면 이례적으로 반짝 많은 돈을 벌었던 때뿐만 아니라 불황기에 고전했던 실적도 균형 있게 따져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CAPE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착시까지 제거한 '실질'(real) 지표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할인한 10년간 평균 주당순이익과 현 실질 주가로 산출합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교수의 역작이죠.

이 CAPE 지표로 따져 본 미국 S&P500주식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세 번째로 비쌉니다. 지금보다 비쌌던 때는 1929년과 2000년대초 두 번뿐입니다. 1929년은 증시붕괴와 대공황으로 이어졌고, 2000년대초 역시 닷컴버블 붕괴로 귀결됐습니다.

현재의 CAPE 수치는 약 30으로 역사적 평균치 16.8을 굉장히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뉴욕증시가 거품이라거나 또는 그렇게 되기 직전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 지표를 근거로 제시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이 거품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주식가격이 거품인지 여부는 단순히 CAPE만으로 따질 수는 없다는 겁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이 다른 거시적 지표들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 결론은 "아직까지는 주가 수준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근거로 거품이 아니라고, 그것도 심지어 중앙은행이, 진단했는지 다음 편에서 계속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