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센터 후원 강요' 장시호·김종 오늘 1심 선고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삼성 등 대기업에게 후원금을 부당하게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 © News1

삼성 등 대기업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후원금을 부당하게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시호씨(38)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의 1심 선고가 이뤄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김 전 차관에 대해 선고기일을 연다.


이모 최순실씨(61)의 지시로 영재센터를 설립한 장씨는 최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삼성전자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총 16억2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로부터 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장씨 등에 대한 선고는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씨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는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 등과 공모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에 후원금을 내게 했다고 적시됐다.

장씨와 김 전 차관에게 유죄가 인정되면 이를 지시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도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에 대한 1심에서는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금 16억2800만원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지원한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이 부회장 등이 영재센터가 정상적인 비영리·공익단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구가 지원 대상·규모·방식을 매우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후원 계약의 타당성이나 영재센터 사업의 공익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신속하게 결정돼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8일 장씨에게 징역 1년6개월, 김 전 차관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엄중하게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라면서도 "(이들이 수사 과정에서 적극 협조한 건) 다른 국정농단 피고인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염치가 없어 차마 못할 말이지만 여러 사정을 헤아려 선처해달라"는 변호인의 말에 울음을 터뜨린 장씨는 최후진술에서 "잘못한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에서 "교수 선후배 동료들과 제자들에게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준 게 가장 가슴 아프다"며 "지난 1년 동안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 한편으로는 모든 게 밝혀져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최순실 뇌물' 관련 뇌물공여 등 항소심 10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서류증거 조사를 진행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기일에서 삼성전자가 2014∼2015년 출시한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를 의료기기에서 제외하는 문제가 현안이었고, 청와대가 이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기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014년 9월12일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1),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58)과 차명 휴대전화로 연락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성 측은 "식약처의 고시 개정은 뒤처진 제도를 기술발전에 따라 개선한 것으로 정책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독대에 대해서는 "수사 당시에도 그런 의혹이 있었지만 증거가 없어 흐지부지됐는데 지금에 와서 꺼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서류증거 조사를 마치면 신변 위협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던 장씨와 고영태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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