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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준비물 뭐예요?" 새벽 '까똑'…선생님은 쉬고 싶다

퇴근 후 학부모 카톡·전화에 '긴장'…학부모들 "긴급연락 필요하다" 입장도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7.12.08 06:05|조회 : 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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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이너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밤 10시. 따뜻한 전기 장판에 들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 준비를 하던 고등학교 교사 한모씨(34)는 '까똑'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자신의 반 학생의 학부모였다. 밤늦게 연락해 죄송하다며 말문을 연 학부모는 "우리 애가 성적이 왜 이렇게 떨어졌느냐", "반에서 별일 없느냐" 등 질문 세례를 했다. 메신저 대화를 마치고 나니 30분이 훌쩍 지났다. 한씨는 "학부모들의 시도때도 없는 연락에 괴롭다"며 "업무용 휴대폰을 따로 마련할까 생각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사들이 퇴근 후에도 학부모 연락에 시달린다며 '휴식권'을 보장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준비물 문의, 단순 상담 등 급한 일이 아닌데도 밤낮 없이 모바일 메신저나 전화로 연락을 해오는 학부모들 때문에 괴롭다는 얘기다.

6~7일 머니투데이가 서울·경기 지역에 근무하는 초·중·고 교사들을 취재한 결과 대다수 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 퇴근 후에도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며 개인 연락처 공개에 거부감을 가졌다.

통상 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것은 교사 자율에 맡겨져 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별도 지침이 없고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거나 학교 차원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교육청에서 업무용 전화를 따로 드리면 좋겠지만 예산상 어렵다"고 답했다.

서울 지역 고등학교 교사 김모씨(32)는 "새벽 1시에 '다음날 준비물을 알려달라'는 한 학부모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며 "주말에도 가끔씩 연락이 오는데, 못받으면 '왜 안받느냐'고 따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학교 교사는 "새벽에 학부모 카톡 소리에 깰 때도 있고 밤 11시에 전화와서 '알림장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업무 외 시간 학부모들의 연락에 대해 교사들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사 이모씨(31)는 "교사도 직장인들처럼 퇴근 후에는 쉬고 싶고 가정에 집중하고 재충전하고 싶다"며 "카톡·문자·전화가 올까 늘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사 휴대전화번호를 비공개하면 되지만 교사들은 개인 연락처를 학부모가 물어볼 때 거절하기 난감하다고 토로한다. 경기 지역 교사 윤모씨(33)는 " 학부모 총회 등에서 급할 때 연락할 수 있게 알려달라고 하는데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방'에는 교사의 핸드폰 번호 공개를 금지시켜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와 6일 현재 6490명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반면 무분별한 연락은 잘못 됐지만 교사들의 개인 연락처가 필요하다는 학부모들도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강승훈씨(43)는 "맞벌이 부부라 퇴근 후나 주말이 아니면 상담할 시간이 없는 편"이라며 "죄송하긴 하지만 불가피하게 연락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강모씨(38)는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 번호만 알려줬는데 여러번 전화를 돌려 담임과 겨우 통화가 가능했다"며 "담임 휴대전화 번호를 모르면 아이 안전 등 급한 일로 연락을 해야할 때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청소년인권과 관계자는 "학교와 교사 간 연락이라면 근로 관련 인권문제이지만, 학부모로부터의 연락을 인권 문제로 다루긴 어렵다"면서도 "교사의 정신적 피해가 크다면 관련 규제 법령을 만들거나 긴급 연락은 학교 당직실을 통해 전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근로 시간 외에 메신저, 전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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