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채권 투매…글로벌 큰손들 ”절호의 기회 잡아라“

중국 5년만기 국채 금리 추이/자료=블룸버그

중국 당국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우려로 급락했던 중국 채권 시장에 전 세계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채권 가격이 저가매수를 할 만큼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애버딘스탠다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픽테 자산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국채 및 회사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 통신은 자산운용사들이 이 투매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5년 만기 국채가격이 지난주 10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란 설명이다.

총 10조달러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은 지난 10월 이후 4년 내 가장 큰 투매를 겪었다. 중국 당국이 기업부채 관리에 고삐를 죌 것이란 신호를 주면서다. 부채 관리를 위해 통화당국이 긴축을 강화하리란 전망은 채권 가격을 떨어트리는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 기업부채 관리 과정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도 채권 시장에 악재다.

그러나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중국 채권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공통으로 꼽는 이유는 '가격 매력'이다. 아직 중국 5년만기 국채 금리는 연초대비 94bp(1bp=0.01%포인트) 더 높은 3.8%로 2013년 이후 최고(채권 가격 최저)나, 블룸버그 통신은 "최악의 투매는 끝나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리 융 픽테 자산운용 중국 채권 부문 대표는 "중국 국채 시장은 매우 매력적이며 특히 최근 투매 후 매력이 더 부각됐다"며 "(채권 투자자들의 수익을 잠식하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치솟을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 픽테는 중국 채권 시장에서도 국채와 국책은행, 신용도가 높은 유틸리티나 철도 관련 기업 회사채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브래드 깁슨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중국 설 명절까지 더 폭넓은 펀드들에 추가 투자를 하기 위해 시장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들이 가격 매력 외 중국 채권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중국 당국이 시장에서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급격한 투매는 원하지 않으리란 예상 때문이다. 중국 채권 시장은 중국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맘을 먹으면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해 급격한 약세를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쿠폰 금리 등 절대적인 명목금리가 높다는 점 역시 중국 채권의 강점이다. 중국과 유사한 국가신용등급을 보유한 일본의 경우 일부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다. 하이든 브리스코 UBS 아시아태평양 채권 대표는 "중국 채권은 매우 유동성이 높은 시장 중 가장 높은 명목 금리를 제공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 채권 중 일부가 내년 중 채권 지수에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할 유인을 높인다. 캐런 탈와 이머징마킷 채권 투자전문가는 "향후 6개월 안에 JP모간이나 블룸버그바클레이즈 지수 등 주요 채권 지수에 중국 국공채와 국책은행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요인으로 채권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