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촌조카 살인사건 의혹'…주진우·김어준 무죄 확정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씨./사진=뉴스1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조카 살인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팟캐스트 방송 공동진행자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씨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7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주 기자와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5촌조카 살인사건'은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수씨가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3km 떨어진 곳에서는 또 다른 5촌 조카 박용철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당시 경찰은 두 사람이 개인 간의 감정 문제 등으로 다투다 용수씨가 용철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봤다.

주 기자는 2012년 11월30일 해당 사건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가 연루돼 있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보도해 박 전 대통령의 낙선을 목적으로 박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해당 보도 내용을 주 기자와 함께 팟캐스트로 방송해 공범으로 재판을 받았다.

주 기자는 이밖에도 2011년 10월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1964년 독일에 간 것은 맞지만 서독 뤼브케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말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1심 법원은 “언론의 자유는 가장 기초적인 기본권이고 그것이 선거과정에서도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후보자의 비리 등에 관한 의혹 제기는 무제한 허용될 수 없고 의혹이 진실인 것으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 법원은 “일부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대체로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내용이었고 박용철 살해 사건에 박지만이 배후에 있다거나 연루되어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배심원 평결을 참고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법원은 “주 기자가 뤼브케 서독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는 일화가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라며 “해당 일화가 사실과 다르다는 피고인 발언의 전체 취지는 진실에 부합한다”고 봤다.

항소심 법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항소심 법원은 “해당 기사 및 방송은 전체적으로 보아 언론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어야 할 언론 활동의 범주에 속한다고 판단된다”며 “박용철 살해 사건에 박지만이 연루되었다는 취지의 단정적인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항소심 법원은 “주 기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 경제정책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나 관점에 대해 자신의 반대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이를 강조하기 위한 단정적인 어법이 사용된 것”이라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