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 안불러"…女업주 폭행 뒤 몸에 불 지른 외국인

임종철 디자이너

성매매 여성을 불러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고 유흥주점 업주를 폭행하고 몸에 불까지 지른 외국인이 항소심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재호)는 살인미수,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2·카자흐스탄)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8월 한국에 입국해 현재 불법체류자 상태인 A씨는 지난 3월24일 오전 2시33분쯤 성매매를 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여주에서 원주로 향했다.

원주에 내린 A씨는 이날 오전 3시8분쯤 한 유흥주점에 들어가 업주(57·여)에게 성매매가 가능한지 물었고, 이에 업주가 "그냥 술 마시고 놀다가라. 정 원하면 다른 아가씨를 불러주겠다"고 답했다.

업주와 함께 술을 마시던 A씨는 계속해서 욕설을 하며 젊은 여성과의 성매매를 요구했고, 업주는 "정 하고 싶으면 젊은 아가씨를 불러주겠다”며 술값과 성매매 대금으로 25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업주는 성매매 여성을 불러주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오전 4시40분쯤 업소 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업주를 폭행해 쓰러트린 뒤 목 졸라 실신시켰다. 이어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인 화장지를 업주 몸에 던져 살해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유흥주점에서 뛰쳐나왔다.

화장실 바닥과 플라스틱 통으로 번진 불길은 금새 잦아들었지만 업주는 목과 팔, 목에 3도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변호인을 통해 “목을 조른 것은 사실이나 업주가 소리를 지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을 뿐 업주를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살인죄는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된다”며 “이 사건 범행 당시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음으로 업주를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우연히 지나가던 목격자가 업주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업주는 화상이나 유독가스 질식으로 인해 사망했을 위험성도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