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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트럼프를 움직인 건 유대인의 힘?

중동 화약고에 불붙인 트럼프의 계산…스캔들 돌파 + 중동영향력↑ 지지층 결집 분석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입력 : 2017.12.0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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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팩트]트럼프를 움직인 건 유대인의 힘?

-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70년 갈등…중동戰 승리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실효 지배
- 국제법은 불인정 vs 트럼프의 선언…팔레스타인 등 아랍국·국제사회 일제히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기라고 국무부에 지시했다. 예루살렘을 놓고 영토 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겠다고 밝힌 셈이다.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 아랍 국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제사회도 "지역 내 평화 정착 노력을 훼손하는 조처"라며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반긴 건 이스라엘뿐이다. 중동 지역 정세 악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조처를 강행했을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핵심을 살펴본다.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이들은 왜 싸우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적어도 7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팔레스타인 지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이 물러나면서 독립을 맞게 된다. 하지만 유대인, 아랍인 등 다양한 종교를 가진 여러 인종이 섞여 살다 보니 영토 할당에 문제가 생겼다. 서로 자신들의 더 많은 영토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1947년 유엔이 나서 팔레스타인 지역을 아랍인과 유대인 지역으로 분리 독립시키는 결의안을 채택한다. 이른바 '두개의 국가'(2-state) 방안이다.

유엔 결의안에 대해 절반 이상의 영역을 할당받은 이스라엘은 찬성했지만, 아랍권은 "인구가 더 적은 이스라엘이 왜 더 많은 영토를 받느냐"며 반발했다. 결국,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 아랍국가 연맹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유대인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1948년 5월 이스라엘을 건국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선언을 하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베들레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든 포스터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선언을 하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베들레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든 포스터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 팔레스타인인은 테러분자일까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인 영역이 넓어지자 그 땅에서 2000년 가까이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은 난민으로 전락했다. 원래 살던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들은 1964년 다른 아랍 국가들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에 대항하고 민족 자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무장 조직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설립한다.

PLO는 이후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 등에 거점을 마련하고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차별 테러 공격을 자행했다. 일종의 테러였다. 이스라엘은 PLO 진압과 아랍 국가로부터의 공격 방어를 명분으로 대규모 공습에 나선다. 이는 1967년 6월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으로 번졌으며,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난다. 이스라엘은 이후 팔레스타인 지역이던 동예루살렘를 포함해 도시 전체를 실효 지배하고, 자신들의 수도로 선포한다.

국제사회 및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점령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 대사관이 예루살렘 대신 텔아비브에 위치하게 된 배경이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사진=블룸버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사진=블룸버그
◇ 중동 분쟁, 미국은 왜 개입할까

미국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이스라엘이 아랍 문명이 장악한 중동에서 강소국으로 탄탄히 자리 잡을 수 있던 배경에도 미국의 지원이 있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이유로는 우선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유지 목적이 꼽힌다.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로는 미국 내 막강한 '유대인 파워'가 거론된다. 유대인들이 미국의 정계와 재계, 언론계의 요직을 장악하면서 자신들의 뿌리인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유대인이다. 쿠슈너 고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32세 황태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트럼프 정부 중동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막기 위해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대인 전통 모자 '키파'를 쓰고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앞에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했다. /AFPBBNews=뉴스1
지난 5월 2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대인 전통 모자 '키파'를 쓰고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 앞에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했다. /AFPBBNews=뉴스1
◇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행보는

미국이 노골적으로 계속 이스라엘 편만 들며, 중동 지역 분쟁을 조장했던 건 아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상당수가 중동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교섭을 끌어냈던 지미 카터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카터 대통령은 그해 9월 메릴랜드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당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초청해 두 나라가 평화 협정을 맺도록 했다. 협정의 결과로 팔레스타인은 제한적 자치를 허용받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역 내 평화 정책을 위해 이스라엘의 정착촌 추가 건설을 막고, 미국이 중재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접협상을 제안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착촌 건설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기권표'도 던졌다.

◇ 트럼프는 왜 이스라엘 편을 들었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무조건 이스라엘 편을 든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찾았을 때도 중동 지역 평화를 위해 이스라엘에 정착촌 건설 보류를 요청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막는 행정명령에도 한 차례 서명했다.

그러나 이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친 이스라엘 행보로 완전히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 전문가와 미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대해 “외교적 결정이 아닌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이번 조처는 국제사회는 물론 반미 감정에 대해 걱정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의 입장과도 반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랜드대학교의 시블리 텔하미 교수는 “(지지율이 낮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신경 써야 할 지지층이 있다”며 이스라엘계 로비 단체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위원회(AIPAC)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정치 자금을 후원한 이스라엘 로비 단체를 위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 넘겨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 후원자인 카지노 재벌 셸던 아델슨은 "백악관에서 친 이스라엘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며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임 대통령들도 모두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나는 공약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슈&팩트]트럼프를 움직인 건 유대인의 힘?
◇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 언제 이전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주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을 선언했지만, 실제로 이전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당장 예루살렘 내 새로운 대사관 대지 마련 및 건물 신축 등을 위한 재원 마련에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에는 약 1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1995년 공화당 주도로 텔아비브 소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예루살렘 대사관 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이후 모든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예루살렘 이전을 6개월씩 미뤄왔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국제법상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는 의미로, 팔레스타인 등 아랍 국가의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 이전을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이날에도 대사관 이전 연기 행정명령을 연장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2월 7일 (16:05)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희석
유희석 heesuk@mt.co.kr

국제경제부 유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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