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안 쉬어져, 빨리"…낚싯배 생존자 '녹취록' 공개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3일 오전 6시12분께 인천 영흥도 앞 해상에서 22명이 탄 낚싯배가 전복됐다. 해경 잠수부가 사고해역에서 구조에 나서고 있다. 낚싯배는 급유선과 충돌 후 전복됐다.(인천해경 제공)2017.12.3/뉴스1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 당시 선내 에어포켓에서 버티다 구조됐던 생존자 3명과 해경 구조당국 사이에 오갔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7일 공개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했던 지난 3일 심모씨(31) 등 생존자 3명과 구조당국은 총 11차례 통화를 했다. 이중 수사 관련 내용을 제외한 6차례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사고 당시 심씨 등 3명은 뒤집힌 배의 선창쪽 객실에 형성된 에어포켓에서 버티면서 해경 구조당국과 총 1시간30분 가량 통화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심씨는 사고가 난지 27분 뒤인 오전 6시32분 에어포켓에 3명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며 "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구조를 요청했다. 해경 측에 전화번호를 요구한 뒤 위치도 전송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48분이 지난 오전 6시53분에는 생존자들의 다급한 상황이 고스란히 통화에 담겼다. 심씨는 "여보세요, 살려줘요"라고 말했고, 해경이 "명진호(급유선)가 선생님 배에 다왔다"고 답하자 심씨는 "해경이 와야지, (어선 선장이) 여기 들어 올수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오전 7시12분에 연결된 10번째 통화 녹취록에서 심씨는 "(물이) 많이 찼다"며 "숨 안쉬어져요"라고 다급한 상황을 알렸다.

이어 오전 7시42분에는 해경이 "선생님 저희 구조대가 도착을 했는데 확인되시나요"라고 묻자 심씨는 "선수"라고 짧게 답했다. 다급한 듯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구조가 지체되자 심씨는 다시 "전화한 지 2시간이 됐는데요"라며 조바심을 내기도 했다. 통화 도중 심씨는 구조대의 말소리를 들은 듯 "여기요 여기", "말소리 말소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후 수중 수색이 가능한 특수구조대원들이 오전8시41분에 선실로 진입, 7분 동안 심씨 등 3명을 구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