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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짜리 구조조정펀드 조성…PEF가 부실기업 산다(상보)

정부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향' 발표…채권단 주도의 '한진해운식 구조조정', 산업 경쟁력·지역 경제·고용 두루 살피는 방식으로 전환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권혜민 기자 |입력 : 2017.12.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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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내년 상반기 안에 공공과 민간이 공조해 1조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사모펀드(PEF)가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등 자본시장 측면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 세금을 보증 삼아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국책은행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반성이다.

그동안 금융 논리에 치우쳤다고 비판받은 기업 구조조정의 무게추는 산업 경쟁력으로 이동한다. 채권단이 주도했던 '한진해운식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국민 경제, 해당 산업에 끼치는 영향 등을 두루 살피겠다는 뜻이다. 정부 원칙이 변경되면서 성동조선해양, STX 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도 유보됐다.

8일 정부는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가 구조조정 전략을 내놓은 건 처음이다. 구조조정은 새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정책에 밀려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국책은행 중심이 아닌 시장 중심으로,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도 고려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며 새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을 밝혔다.

정부는 우선 내년 상반기 중으로 1조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자금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이 함께 모은다. 민간이 참여하면서 기업 구조조정 축은 국책은행(정부 중심)에서 사모펀드(시장 중심)로 전환하게 된다.

기업 구조조정 펀드는 정책금융기관과 사모펀드가 5000억원씩 출자하는 모(母)펀드, 자(子)펀드로 이뤄진다. 사모펀드가 구조조정 기업 인수 목적의 자펀드를 조성해 오면 모펀드에서 50%를 출자하는 구조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지난 4월 8조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 조성 계획(5년 간)을 발표한 적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이후 상황에 따라 펀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했다. 기업 구조조정 펀드를 활용하는 사모펀드가 늘어 쌓아둔 모펀드 5000억원을 소진하면 더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구조조정 기업 매각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인수 의지가 있는 사모펀드 등 시장에게 투명한 기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모펀드를 통한 구조조정 추진 기업은 신설되는 한도성 여신 지원 프로그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채권금융기관이 구조조정 기업을 매각한 뒤 한도성 여신을 중단하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도성 여신은 당좌대출, 할인어음, 무역금융 등 기업 상거래 활동과 관련된 여신이다.

회생법원을 활용한 기업 구조조정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회생가능 기업에 대해 채무조정 뿐 아니라 신규자금 지원도 가능한 P-플랜(Pre-packaged Plan)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P-플랜은 '판매하기 전에 포장한다'는 뜻으로 채권단이 마련한 사전 회생계획안을 법원이 신속히 인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단 주도의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기존 구조조정 방식 뿐 아니라 자본시장, 회생법원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이번 대책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을 시장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과 더불어 금융과 산업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고 했다. 금융 논리가 지배한 기존 기업 구조조정 방식을 두고 제기된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당시 파산한 한진해운이 금융 논리가 주도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 시 재무실사 뿐 아니라 산업 내 해당기업의 경쟁력, 산업생태계, 업황 등을 종합 고려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이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산업, 지역 경제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라는 인식이다. 대상 기업은 △국민 경제에 영향이 큰 경우 △산업 전반이 구조적 부진에 빠진 경우 △국가전략산업 영위 기업 위주로 선정한다.

아울러 부실 징후가 나타나기 전 예방을 목적으로 한 산업진단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 등이 연구기관과 함께 글로벌 업황, 국내경쟁력 수준, 리스크 요인 등을 따져 진단 산업을 추린다. 이어 산업 내 주요기업에 대한 재무상황, 경영여건을 점검하고 필요 시 경쟁력 강화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국책은행 출자기업은 출자회사 관리위원회를 통해 관리하고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산은은 기존 관리위원회를 민간 중심 체제로 개편하고 수은 역시 민간 중심인 관리위원회를 신설한다.

정부가 구조조정 원칙을 전환하면서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처리도 결론나지 않았다. 산업부와 금융위는 산업 경쟁력, 지역 경제 및 고용 영향 등을 살펴본 뒤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 논리로만 보면 두 회사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게 나와서다.

김 부총리는 "일부 중소 조선사에 대해서는 오늘 정해진 방침을 적용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컨설팅을 할 것"이라며 "컨설팅 결과에 따라 채권 은행단에서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과감하게 결정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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