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메신저' 김태효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MB 수사 마지막 관문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사진=김창현 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50)에 대해 검찰이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의 최정점에 서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비서관이 최근 비밀리에 회동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증거 인멸 시도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만약 이 전 대통령 수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평가되는 김 전 비서관의 신병이 확보된다면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의 수사에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김 전 비서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조만간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이 지난달초 이 전 대통령과 만난 정황이 드러나면서 증거 인물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과 무관치 않다. 증거 인멸 우려는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 가운데 하나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신병 확보를 이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 '안보 실세' 또는 '소년 책사'로 불렸던 김 전 비서관은 당시 청와대와 국방부 사이에서 댓글 공작과 관련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김 전 비서관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이 전 대통령에게 군 사이버 산하 심리전단 요원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는 자리에 배석하고 이후 실무 회의에도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특히 "우리 사람을 뽑으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군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실제 요원 선발 과정에서 호남 출신 등이 배제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김 전 비서관은 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에 관여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이명박정부 청와대에 보고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보고서가 대선을 앞둔 2012년 12월쯤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외부로 유출됐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당시 국정원에서 발췌본을 직접 전달받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지난 5일 검찰에 출석한 그에게 해당 발췌본이 정치권과 언론에 흘러간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지난달 28일 김 전 비서관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개인 비리 등 새로운 범죄 혐의의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당초 김 전 장관 등 핵심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김 전 장관 등이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의 신병이 확보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계획과 관련, "수사 방향이나 대상자를 특정해 놓고 수사하고 있지 않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