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후 경찰 들이받고 달아난 40대 의사 '집유'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사진=뉴스1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관과 추격전을 벌여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의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호성)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씨(45)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 처분과 벌금 5만원 납부를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 4월30일 오후 8시31분쯤 경기 남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1층에서 흉기를 들고 다니며 "회 쳐줄까"라고 괴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나타나자 이씨는 자신의 외제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씨는 경찰의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안산시 단원구까지 69㎞ 거리를 이동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안산시 단원구에 이르러 순찰차 4대에 포위 당한 이씨는 순찰차 2대를 들이 받아 도주로를 확보한 뒤 다시 달아났다. 이로 인해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 2명은 전치 2~3주의 부상을 입었다.

붙잡힌 이씨의 차량에서는 도끼, 야구방망이, 부엌칼, 망치 등 흉기 10여개가 발견됐다.

이씨는 범행 당시 피해망상, 환청, 공격성 등의 증상을 가진 조현병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당시 이씨는 지난해 9월 남양주의 한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사람에게 망치로 위협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이씨는 이 사건을 벌였을 때에도 순찰차와 파출소 화분을 발로 차 파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판을 받던 중에도 자숙하지 않고 또 다시 흉기를 든 채 시민을 불안하게 하고 경찰 추격을 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과정에 자신의 차량으로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들에게 상해를 입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벌금형을 넘는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에게 강력한 처벌에 앞서 정신적 치료가 우선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