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비용부담 완화에 방점… '高임대료' 해법 미지수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1일 판교 제2밸리 기업지원허브 현장방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경제부총리,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정부가 11일 발표한 '판교 제2테크노밸리 활성화 방안'은 창업자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임대료와 불편한 출퇴근, 교류부족 등의 문제를 해소해 창업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성공한 창업자가 집적해있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인접한 만큼 이들의 성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해 신성장 기업 육성지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세부계획은 해외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다. 창업기업 5000개가 밀집한 영국의 테크시티와 하루 4000원으로 차고카페에서 집기를 이용하는 중국의 중관촌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공은 공간조성에 중점을 두고 민간은 자발적 협의체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내용은 1500개사 3만6000명이 밀집한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에서 차용했다.

또 호텔·문화시설 등 융복합단지로 조성하는 내용은 싱가폴 원노쓰(One-North)지구에서, 혁신기업에 창업부담 해소를 위한 원스톱서비스는 미국 코넬테크와 대만 신죽과학단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대표 IT기업과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웹젠, 네오위즈, NHN엔터테인먼트 등 10대 게임업체 중 6곳이 위치해 있다. 정부는 이들 기업을 비롯한 선도벤처들이 성장 노하우를 전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오픈 아카데미와 전문 액셀러레이터 설립계획은 이런 기대의 연장선상이다. 특히 혁신카페에 '멘토링 부스'를 설치해 예비창업자와 선배기업 실무자가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벤처타운 입주기업으로부터 연면적의 30%를 창업기업의 무상임대공간으로 제공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입주기업에) 땅을 팔 때 이렇게 할 기업만 들어올 수 있도록 조건을 붙일 것"이라며 "(성공한 벤처창업가가 여기에 입주하려면) 공공에 기여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창업공간의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창업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임차기업은 애로사항으로 높은 임대료와 짧은 임대기간을 1~2위 순위로 꼽았다. 정부가 이미 계획된 500개 창업공간에서 1400개까지 늘리고 임대료를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책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다만 높은 판교 임대료 수준을 고려하면 창업기업의 부담완화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부고속도로에서 10분 이내 출근이 가능한 광역버스 환승정류장 구축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부터 광화문·양재·사당·서울역 등 서울 주요거점에서 30~40분 내에 판교 2밸리 개별시설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 저층부에 창업지원시설이 있는 창업지원주택과 소형 오피스텔을 1300가구 공급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돈과 법이다. 재원 조달이 마무리되지 않은데다 이익금에 대한 재투자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를 위해선 관련법 개정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남은 과제에 대해 "재원 조달이 필요하고 이익금의 재투자 방안 등 산업단지개발에관한법률 개정사안이 있다"며 "개발하면서 법안을 정교화하고 관련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